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한국시리즈 통산 12번째 우승에 1승만 남겨놓았다. 광주 홈팬들 앞에서 우승 축포를 터뜨리겠다던 이범호 감독의 약속이 지켜질까.
KIA는 2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5차전에서 통합 우승을 노린다.
광주 홈에서 열린 1~2차전을 모두 잡고 대구로 넘어간 KIA는 3차전을 패했으나 4차전을 잡고 시리즈 전적 3승1패가 됐다. 정규시즌에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통합 우승에 1승만 남았다. 1987년 전신 해태 시절 이후 37년 만에 광주 홈에서 우승 축포를 터뜨릴 기회다.
KIA는 역대 11번의 한국시리즈 우승 중 무려 9번을 서울 잠실구장에서 확정했고, 광주와 대전에서 한 차례씩 했다. 2015년까지 있었던 KBO 한국시리즈 중립 경기 제도로 인해 광주 홈팬들과 우승 기쁨을 만끽할 기회가 한 번밖에 없었다. 이에 이범호 감독도 시리즈 전부터 5차전 홈에서 우승 의지를 드러냈고,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일보 직전에 왔다.
이범호 감독은 “선수와 지도자로 타이거즈에서 14년 동안 생활하고 있는데 광주에서 한 번밖에 없었던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다”면서도 “아직 경기가 남아있고, 우승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경기가 끝나봐야 한다. 끝까지 방심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4차전 완승의 기세를 몰아 KIA는 ‘대투수’ 양현종을 5차전 선발로 내세웠다. 삼성 좌완 선발 이승현을 맞아 박찬호(유격수) 김선빈(2루수) 김도영(3루수) 나성범(우익수) 소크라테스 브리토(중견수) 최형우(지명타자) 이우성(1루수) 김태군(포수) 이창진(좌익수) 순으로 내세웠다.
허리 통증으로 4차전에 빠졌던 최형우가 복귀하고, 1루수 자리가 이우성에서 변우혁으로 바뀌면서 하위 타순에 조정이 있었다. 4차전에서 4타수 2안타 1볼넷으로 3출루 활약을 한 이창진이 2경기 연속 선발이다.
다음은 이범호 감독과 취재진의 일문일답.
-어제 하루 휴식일이었는데.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하루가 지나갔다. 또 새로운 것을 준비해야 하니까 5차전 준비하면서 하루를 보냈다."
-5차전 광주 홈에서 우승을 확정할 기회인데.
"아직 경기가 남아있고 아직, 우승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경기가 끝나봐야 안다. 끝까지 방심할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로선 빨리 이기는 게 첫 번째 목표다. 어느 팀이든 빨리 우승하는 걸 목표로 삼을 것이다. 우리도 거기에 맞게 최선을 다해 임했다. 뒤에 경기가 없다는 생각으로,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하려 한다."
-허리 통증으로 빠졌던 최형우가 라인업에 복귀했는데.
“트레이닝 파트랑 충분히 상의했다. 안 좋다고 하면 빼려고 했는데 본인이 오늘 아침부터 경기 출장에 전혀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최형우가) 삼성 선발 이승현의 공을 굉장히 잘 쳤고, 잘 본다. 출루율도 상당히 높다. 팀으로선 최형우가 나가주는 게 좋다. 타순은 4번, 6번을 놓고 고민했는데 6번으로 했다. 경기를 하다 (허리 상태가) 안 좋아지면 4번에서 빼는 것보다 6번에 놔두면서 다른 선수를 활용할 수 있다. 모든 걸 다 생각해서 결정했다."
-윤영철도 불펜 대기하나.
"오늘 투수는 전부 다, 전원 대기다. 양현종이 초반에 안 좋을 경우 윤영철이랑 김도현을 가장 먼저 준비시킬 것이다. 선발이 초반에 안 좋을 경우 (두 번째 투수가) 2~3이닝을 버텨줘야 한다. 경기 초반 그런 상황이 되면 둘 중 한 명을 쓰게 될 것이다."
-양현종이 5이닝 던져주면 두 투수는 안 나오나.
“그렇지 않을까 싶다. 어제도 쉬었고, 전상현과 정해영의 상태가좋다. 장현식과 곽도규도 많은 경기에 나갔지만 무리가 되는 개수는 아니었다. 우리가 이기면 되면 최대한 좋은 투수들로 상황을 빨리 마무리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양현종이 5이닝만 잘 막아주면 우리가 생각한 대로, 순리대로 돌아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창진이 최원준 대신 선발로 들어갔는데.
"이창진이 이승현 볼을 잘 쳤다. 컨디션으로 봤을 때도 이창진이 좋다. 이승현이 내려가면 (이창진 자링) 최원준을 쓸 수 있다. 초반에 컨디션이 가장 좋은 선수, 우타자 중에는 이창진이 괜찮지 않을까 싶어 먼저 냈다. 이승현이 몇 이닝 어떻게 던지느냐 따라서 최원준을 어떻게 쓸지 생각해볼 것이다."
-1루수 자리도 마찬가지인가.
“오늘은 수비보다 공격이 초반에 굉장히 중요할 거라 생각한다. 변우혁을 선발로 넣는 것도 생각했는데 후반에 찬스가 걸렸을 때 빼기 어려워진다. (홍세완) 타격코치와 상의한 결과 초반 두 타석까지 이우성을 먼저 쓰고 그 다음에 수비가 중요하다 싶으면 변우혁이를 뒤에 쓰는 게 낫지 않을까 싶어 이우성을 먼저 쓴다. 이기고 있는 타이밍에 변우혁을 내서 수비를 강화시키는 쪽으로 가는 게 훨씬 낫지 않나 싶다. 변우혁을 먼저 써서 빼면 뒤에 1루 수비가 불안해진다."
-부임 첫 해 형님 리더십이 조명받고 있는데.
"감독이 어떤 성향이냐에 따라 팀 전체가 바뀐다는 걸 예전부터 느꼈고, 생각한 방향성이 있었다. 선수 위주로 플레이를 펼칠 수 있는 팀을 만들고자 했고, 선수들이 그걸 완벽하게 알아줘서 성적으로 나왔다. 감독 성향이 먼저가 아니라 선수 성향을 먼저 파악하고, 그 선수들이 플레이할 수 있는 걸 만들어주면 우리 팀이 더 활발하게 움직일 거라 생각했다. 그런 부분이 잘 맞아떨어졌는데 내년에도 선수들이 각자 추구하는 야구를 제대로 펼쳐주길 바란다."
-광주에서 우승컵이 1987년 마지막이었는데 그때 해태에 대한 기억은.
"6살 떄였으니까 야구에 대한 기억은 없다. 초등학교 1~2학년 때부터 야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커오면서 타이거즈 팀 자체가 어떤 위대한 팀이었는지 보면서 자랐다. 광주에서 꼭 우승을 이루고 싶다는 것을 목표로 삼고 달려왔다. 14년 동안 선수, 지도자로 타이저그에서 생활하고 있다. 광주에서 한 번밖에 없었던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싶다는 소망 있었다. 2017년 우승도 (6~7차전 열렸다면) 광주로 돌아가서 하고 싶었지만 돌아가면 질것 같아서 (잠실구장에서) 5차전에 끝내려고 마음먹었다. 선수들이 이번에 경기를 잘 풀어주고, 팬분들도 응원해주신 덕분에 광주에서 이렇게 기회가 생겼다.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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