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이 부상으로 또 한 번 쉬어갈 전망이다.
토트넘은 오는 27일 오후 11시(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리는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PL) 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크리스탈 팰리스와 맞붙는다.
8라운드 기준 토트넘은 승점 13(4승 1무 3패)으로 8위에 올라 있다. 팰리스를 꺾는다면 6위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 게다가 팰리스는 올 시즌 3무 5패로 아직 승리가 없는 팀이기에 놓칠 수 없는 경기다.
다만 손흥민은 이번에도 출전이 어렵다. 토트넘은 홈페이지를 통해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인터뷰 내용을 전하며 "손흥민이 팰리스전에 나서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은 여전히 좋지 않다. 100%라고 느끼지 못하고 있다. 그는 오늘 훈련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주말에도 뛰지 않을 것 같다. 그 이후로는 지켜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지난달 27일 카라바흐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경기 도중 쓰러졌다. 그는 후반전 허벅지 뒤쪽에 통증을 느껴 주저앉았고, 티모 베르너와 교체됐다. 손흥민은 직전 경기였던 브렌트포드전에서도 종료 휘슬이 불린 뒤 같은 부위를 매만지며 불편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려대로 햄스트링 부상이었다. 손흥민은 이후 쭉 결장하며 휴식을 취했고, 10월 A매치 기간에도 한국 대표팀에 합류하는 대신 런던에 남아 재활에 집중했다. 토트넘은 손흥민 없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페렌츠바로시, 브라이튼을 상대해야 했다.
다행히 손흥민은 22일 만에 경기장 위로 돌아왔다. 그는 지난 19일 웨스트햄전을 통해 화려한 복귀전을 치렀다. 손흥민은 1-1로 맞서고 있던 후반 7분 우도기를 향한 아웃프런트 패스로 이브 비수마의 역전골 기점 역할을 해냈다. 후반 10분에는 왼발 슈팅으로 상대 골키퍼의 자책골을 유도하기도 했다.
기어코 복귀포까지 터트렸다. 손흥민은 후반 14분 역습 기회에서 양발 스텝오버로 장클레르 토디보를 제쳐냈고, 날카로운 왼발 슈팅을 날려 골키퍼를 뚫어냈다. 이번에는 자책골이 아닌 손흥민의 리그 3호 골로 기록됐다. 후반 16분 골대 불운만 아니었다면 멀티골도 가능했던 손흥민이다.
경기 후 손흥민은 'TNT 스포츠'를 통해 "경기장으로 돌아오는 건 기쁨이다. 아름다운 경기장에서 동료들과 함께 플레이하는 건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 중 하나다. 특히 결과까지 얻어낸다면 말이다"라며 "가끔은 부상으로 빠지는 시간이 좋을 수 있다. 아주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기 때문에 2~3주 정도는 재충전하기에 완벽했다. 오늘은 기분이 정말 정말 좋았다"라고 복귀 소감을 밝혔다.
어느덧 30대 중반을 앞두고 있는 손흥민인 만큼 남다른 마음가짐도 전했다. 그는 "슬프게도 난 이제 32살이다. 지나간 경기는 돌아오지 않는다. 모든 경기를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 내 커리어 마지막 경기인 것처럼 뛰고 싶다"라며 "다음은 유로파리그다. 재미있는 경기가 되길 바란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또다시 자리를 비우고 말았다. 그는 25일 열린 알크마르전에서도 명단 제외됐다. 토트넘 안방에서 열린 경기인 만큼 원정길에 오를 필요도 없었지만, 벤치에도 앉지 못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알크마르와 경기를 앞두고 "손흥민이 주말 이후 약간의 통증을 호소했다. 원래 이번 경기는 그가 쉬도록 계획돼 있었다. 우리는 그에게 휴식을 주고 상태를 지켜볼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토트넘은 손흥민 없이도 알크마르를 1-0으로 제압하며 UEL 무대 3연승을 달렸다.
팰리스전에선 손흥민을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많았다. 그가 웨스트햄을 상대로 워낙 뛰어난 활약을 펼친 만큼 부상에서 거의 회복한 것처럼 보였기 때문. 알크마르전도 쉬어간 만큼 리그 경기는 출전이 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직접 손흥민의 출전이 어렵다고 밝히면서 다시 한번 명단 제외가 유력해졌다. 영국 '풋볼 런던' 롭 게스트 기자도 "손흥민은 등장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마이키 무어-도미닉 솔란케-브레넌 존슨이 팰리스전 선발로 선택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영국 매체들도 마찬가지다. '90MIN'과 '이브닝 스탠다드'는 티모 베르너가 다시 한번 손흥민을 대신할 것이라고 점쳤다. 90MIN은 "손흥민의 결장으로 인해 왼쪽 날개에 구멍이 뚫릴 것으로 예상된다. 베르너는 최근 정돈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훌륭한 활약을 펼쳤다. 다만 3월 이후 여전히 골이 없다"라고 전했다.
손흥민의 복귀 시기는 여전히 미지수다. '프리미어 인저리'는 그가 11월 3일 열리는 아스톤 빌라와 PL 10라운드 맞대결에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매체의 예상이 맞다면 오는 31일 열리는 맨체스터 시티와 카라바오컵 16강전은 놓치게 된다. 지금까지는 언제나 부상을 빠르게 털고 돌아오며 철강왕으로 불렸던 손흥민이지만, 더 이상은 예전 같지 않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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