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온! 중국인(chinois)!"
이강인(23, 파리 생제르맹)이 훈련장에서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었다. 심지어 PSG 팬이 뱉은 말이었다.
프랑스 '온세 몬디알'은 26일(이하 한국시간) "이강인이 올랭피크 마르세유전을 앞두고 훈련 중 PSG 팬으로부터 인종차별적 모욕을 당했다"라고 보도했다.
PSG는 오는 28일 프랑스 마르세유의 오렌지 벨로드롬에서 열리는 2024-2025시즌 프랑스 리그1 9라운드에서 마르세유와 '르 클라시크' 더비 대결을 펼친다. 현재 PSG는 승점 20(6승 2무)으로 1위, 마르세유는 승점 17(5승 2무 1패)로 3위에 올라 있다.
매체는 "PSG와 마르세유의 격돌은 관중석의 과열된 응원 때문에 우려를 사고 있다. 그러나 슬프게도 한 PSG 팬이 훈련장에서 눈에 띄었다"라며 "이번 주 내내 감독들과 선수들, 정치계는 다시 한번 경기장에서 동성애 혐오적 모욕을 비난하는 데 힘썼다. 과도한 행위가 발생될 경우 경기가 중단될 수도 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경기 전부터 논란이 생겼다. PSG 공개 훈련을 방문한 한 팬이 이강인을 중국인(chinois)이라고 칭한 것. 소셜 미디어에 팬들에게 인사하러 다가온 이강인을 향해 누군가 "컴온! 중국인!"이라고 외친 영상이 공개됐다. 이강인은 이를 제대로 듣지 못했는지 웃으며 하이파이브를 하고 지나갔다.
이를 본 온세 몬디알은 "끔찍한 행동이다. 마르세유 서포터들의 행동을 면밀히 관찰하는 가운데 PSG 팬들은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PSG 캠퍼스(훈련장)에 모였다. 하지만 팬 중 한 명이 이강인을 중국인이라고 불렀다. 축구에서 용납될 수 없는 혐오스러운 행동이다"라고 비난했다.
해당 영상을 공개한 'PSG 바이브' 역시 "PSG와 마르세유의 경기를 앞두고 팬들이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훈련장을 찾았다. 최소한의 교육을 받고 선수들을 존중하는 게 중요할 텐데..."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르 트랜스페르'도 "한 서포터가 이강인을 향해 인종차별적 말을 했다. 그는 모욕의 대상이 됐다"라고 꼬집었다. 프랑스 현지에서도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강인이 중국인으로 불린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스페인 마요르카 시절에서 뛰던 시절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에게 훈련 도중 "치노(Chino)"라는 말을 들었다. 심지어 마요르카는 이러한 장면이 담긴 훈련 영상을 당당히 공개하며 논란을 샀다.
치노는 '중국인'을 뜻하는 스페인어로 동양인을 낮잡아 지칭하는 인종차별적 단어다. 어릴 적부터 스페인에서 살아온 이강인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과거 유튜브 채널 '슛포러브'에 출연해 "어디를 가든 중국인들이 많으니까 동양인에게 치노라고 한다"라며 인종차별 사례를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인종차별을 피하지 못한 이강인. 당시에도 아기레 감독은 아무 처벌도 받지 않고 넘어갔다. 그 때문일까. 이강인은 프랑스에서도 똑같은 일을 당하고 말았다.
이강인뿐만 아니라 손흥민과 황희찬 등 유럽에서 뛰고 있는 다른 한국 선수들도 인종차별의 피해자가 되고 있다. 토트넘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는 지난여름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손흥민과 사촌들은 다 똑같이 생겼다"라는 발언을 해 잉글랜드축구협회(FA)에 기소됐다.
황희찬은 프리시즌 경기 도중 코모 1907 수비수 마르코 쿠르토로부터 '재키 찬(성룡)'이라고 불렸다. 당시 쿠르토는 동료에게 "무시해. 황희찬은 자신을 재키 찬(성룡)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라고 말했고, 이를 들은 울버햄튼 선수들이 항의했다. 울버햄튼은 국제축구연맹(FIFA)에 공식 항의했고, FIFA는 쿠르토에게 최대 1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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