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최대한 단순하게 생각하고자 했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전완근 끝판왕’ 이성규(외야수)가 포스트시즌 첫 홈런을 신고하며 벼랑 끝 위기에 몰린 팀을 구했다.
이성규는 지난 2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 8번 우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3회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첫 타석에 들어섰다.
이성규는 KIA 선발 에릭 라우어와 볼카운트 1B-2S에서 5구째 직구(147km)를 공략해 좌중월 솔로 아치로 연결했다. 비거리는 125m. 이성규는 7회 좌전 안타를 때려내며 멀티히트를 달성했다. 삼성은 7이닝 1실점(비자책) 쾌투를 뽐낸 선발 대니 레예스와 이성규, 김영웅, 김헌곤, 박병호의 홈런에 힘입어 KIA를 4-2로 눌렀다.
이성규는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최대한 단순하게 생각하고자 했다. 상대 선발이 많이 쉬었기 때문에 직구에 힘이 있을 테니 타이밍만 늦지 않게 치려고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평소 자기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편이지만 이날만큼은 세상을 다 가진 듯한 표정이었다. 이성규는 “올 시즌 들어 가장 좋았던 것 같다. 아무래도 이렇게 큰 무대에서 제가 홈런을 쳤다는 게 믿어지지 않고 야구 인생에서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게 참 감사한 것 같다”고 이유를 밝혔다.
올 시즌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22개)을 터뜨리는 등 커리어 하이 시즌을 완성한 이성규는 “아무래도 홈구장이다 보니 선수들이 더 편안하게 생각하고 좀 더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로써 삼성은 2패 후 1승을 거두며 반등의 시작을 알렸다. 이성규는 “(광주에서) 2패하고 (대구에) 와서 1승을 거뒀는데 오늘 경기를 계기로 내일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팬들의 열정 넘치는 응원 속에 힘이 절로 난다. 이성규는 “홈구장이기 때문에 경기 전 준비하는 것부터 많이 편하고 팬들께서도 응원해주시니까 힘을 많이 얻는다”면서 홈경기가 2경기 밖에 없어 아쉽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2승 후 1패를 당한 KIA는 에이스 제임스 네일을 26일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이성규는 “항상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 우리가 이긴다는 마음으로 하겠다”고 필승 의지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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