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 국가대표 출신으로 역대 4번째 월드시리즈 출전 선수가 나왔다. 한국계 2세 ‘골드글러버’ 토미 에드먼(29·LA 다저스)이 그 주인공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를 위해 스윙할 때마다 에드먼 가족들은 한국인의 자부심이 차오른다’며 에드먼 가족의 사연을 전했다.
한국 출신 이민자인 어머니 곽경아 씨와 미국인 아버지 존 에드먼 사이에서 2남1녀의 둘째로 태어난 에드먼은 미들 네임이 ‘현수’다. 어머니 곽 씨가 한국인의 뿌리와 정체성을 잊지 말아 달라는 의미로 한국 이름을 붙여준 것이다. 곽 씨는 “사촌들 중에서도 ‘현’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많다. 현(賢)은 지혜를 뜻하고, 수(洙)는 보석처럼 찬란하다는 뜻으로 어머니가 지어주신 것이다”고 설명했다. 에드먼이 어릴 때 명절에 외가가 모여 한국 음식으로 잔치를 하고, 한국식 명절 전통으로 절을 올리는 세배를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2019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데뷔한 스위치히터 에드먼은 2021년 내셔널리그(NL) 2루수 부문 골드글러브를 받으며 특급 수비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시즌 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대표팀에서 뛰기도 했다. 어머니의 나라를 위해 태극마크를 달며 한국야구 최초의 혼혈 국가대표가 됐다.
지난 7월말에는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앞두고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다저스로 팀을 옮겼다. 오래 전부터 에드먼을 눈여겨본 다저스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한 승부수 중 하나로 에드먼을 데려온 것이다.
MLB.com은 ‘에드먼의 어머니 모린 곽의 친가 쪽 가족 대부분이 LA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형제처럼 가까운 사촌들도 여럿 있는데 아들 에드먼이 트레이드 마감일에 다저스 유니폼을 입게 되자 감격했다’며 ‘모린과 그녀의 가족, 아버지의 세 형제와 그 가족들이 미국으로 이민하면서 LA 지역에 오래 전부터 뿌리를 내렸다. 이 대가족은 이미 열렬한 다저스 팬이었다’고 전했다.
오른쪽 손목 수술과 재활로 전반기를 쉬었던 에드먼은 다저스 이적 후 8월 중순부터 뛰었다. 37경기 타율 2할3푼7리(139타수 33안타) 6홈런 20타점 OPS .711을 기록한 에드먼은 뉴욕 메츠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에서 6경기 타율 4할7리(27타수 11안타) 1홈런 11타점 OPS 1.023으로 맹활약하며 다저스의 4승2패 시리즈 승리를 이끌었다. 4번 타자로 나섰던 6차전에서 3회 투런 홈런 포함 5타수 2안타 4타점으로 폭발하며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NLCS MVP도 에드먼의 차지였다.
이로써 에드먼은 박찬호, 김병현, 류현진에 이어 한국 국가대표로 국제대회와 월드시리즈를 모두 출전하는 역대 4번째 선수가 됐다. MLB.com은 ‘박찬호가 빅리그에서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태극기를 휘날린 첫 번째 선수가 된 이후 약 30만명에 달하는 LA 지역의 거대한 한인 디아스포라까지, 항상 다저스가 한국의 MLB 세계를 대표해왔다’며 한인들이 많은 지역 특수성과 박찬호, 류현진의 존재로 한국인들에게 다저스 인기가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저스 소속이 된 한국계 선수 에드먼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한국의 피가 흐르는 선수인 만큼 다저스에서 한국을 대표할 수 있다. MLB.com은 ‘역대 가장 글로벌한 월드시리즈가 될 이번 시리즈에서 NLCS MVP 에드먼도 한국에 뿌리가 있다. 야구가 세계적인 스포츠로 지속적인 성장을 하는 데 일조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에드먼은 “다저스에는 한국 선수들이 많이 뛰었다. 류현진도 이곳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다저스가 한국에 매우 큰 팬층을 갖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LA에서 더 많은 한국 팬들을 만나 다양한 경험할 수 있게 돼 정말 즐겁다. 한국인들이 다저스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잘 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MLB.com은 ‘에드먼은 1920년 타점이 공식 기록으로 집계된 뒤 포스트시즌 시리즈 구단 최다 11타점 타이 기록을 세우며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오타니 쇼헤이,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이 있는 라인업의 클린업 자리에서 MVP를 수상했다’며 ‘이제 미국, 일본, 한국 등 전 세계에서 그를 주목할 것이다’고 월드시리즈 활약을 기대했다. 뉴욕 양키스와의 7전4선승제 월드시리즈는 26일 다저스타디움에서 1차전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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