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역사상 가장 비싸게 팔린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의 시즌 50호 홈런볼 경매 낙찰자는 대만 기업인 것으로 밝혀졌다. 야구의 본고장 미국도, 오타니의 나라 일본도 아니라는 점에서 놀랍다.
미국 경매 전문 업체 ‘골딘’은 25일(이하 한국시간) 입찰가 439만2000달러, 우리 돈으로 약 61억원에 낙찰된 오타니의 50호 홈런볼을 대만 기업이 낙찰받았다고 전했다.
골딘의 CEO인 켄 골딘은 “야구와 오타니를 사랑하는 대만의 한 기업이 홈런볼을 낙찰받았다. 월드시리즈가 끝난 뒤 그들이 누구인지 자세한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밝혀 궁금증을 자아냈다.
오타니는 지난달 20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전에서 7회초 좌월 투런포로 시즌 50호 홈런을 기록했다. 전 세계 야구 역사상 최초 50홈런-50도루 대기록을 완성한 한 방이었다.
크리스 벨란스키라는 남성 관중이 치열한 쟁탈전 끝에 이 공을 잡는 행운의 주인공이 됐다. 다저스 구단에서 30만 달러를 제안하며 홈런볼 회수를 시도했지만 벨란스키에게 거절당했다.
결국 일주일 만에 경매 시장에 나왔고, 최초 입찰가 50만 달러에서 시작됐다. 마감 종료 3분 전까지 256만2000달러였지만 골딘 측이 마감 시간을 연장한 끝에 439만2000달러로 훌쩍 뛰었다. 순수 경매 금액은 360만 달러로 경매 수수료가 더해지면서 439만2000달러가 됐다.
1998년 마크 맥과이어의 메이저리그 최초 70호 홈런볼(300만5000달러)를 넘어 야구 역사상 가장 비싸게 팔린 공으로 남았다. 야구뿐만 아니라 전 세계 프로 스포츠 역사를 통틀어서도 최고가였다.
골딘에 따르면 이번 경매에는 4개국이 참가했고, 일본에서도 2개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입찰에 실패했다. 패션 쇼핑몰 사이트를 운영하는 ‘로콘도’ 다나카 유스케 사장과 M&A를 담당하는 주식회사 K2에서 참가했으나 대만 기업에 밀렸다. 오타니에게 공을 돌려주기 위해 경매에 참가한 다나카 회장은 “350만 달러 예산을 초과해 포기했다. 아쉽다”며 낙찰받지 못한 사연을 밝히기도 했다.
역사적인 경매로 야구공의 주인은 정해졌지만 이 돈을 가져갈 주인이 누가 될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 이 공을 경매에 부친 벨란스키에게 맥스 매터스라는 18세 소년이 자신이 먼저 잡은 공을 빼앗겼다며 민사 소송을 걸었다. 조지프 다비도프라는 또 다른 팬도 소유권을 주장하고 나서면서 복잡한 법정 다툼이 시작됐다. 법원 판결이 나오지 않았지만 골딘은 경매를 진행했다.
한편 오타니는 26일부터 시작되는 뉴욕 양키스와의 7전4선승제 월드시리즈를 통해 메이저리그 데뷔 첫 우승을 노린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오타니는 11경기 타율 2할8푼6리(42타수 12안타) 3홈런 10타점 12득점 OPS .934를 기록 중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