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시리즈에서도 ‘투수’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는 볼 수 없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이 다시 한 번 등판 불가를 확인했다. 오타니는 타격에 전념하며 지명타자로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린다.
로버츠 감독은 2024 월드시리즈 1차전을 하루 앞둔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가진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오타니의 투수 등판이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가 투수로 나설 가능성은 전혀 없다. 질문 감사하다”고 답했다. 혹시 모를 등판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나왔지만 로버츠 감독이 선을 그었다.
오타니는 LA 에인절스 소속이었던 지난해 8월24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더블헤더 1차전(1⅓이닝 무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에서 팔꿈치 통증으로 강판된 것이 마지막 등판으로 남아있다.
이후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고 재활에 들어갔다. 지난겨울 다저스로 FA 이적한 뒤 올해는 지명타자로만 뛰며 투수로 등판하지 않았다. 3월말부터 투구 재활 프로그램에 들어간 오타니는 4월부터 캐치볼로 조금씩 던지는 강도를 높여 8월 불펜 피칭을 시작했다.
수술한 지 1년이 지나면서 포스트시즌에 오타니가 투수로 돌아올 가능성이 떠올랐다. 타일러 글래스노우, 클레이튼 커쇼, 개빈 스톤 등 주축 선발들이 부상으로 이탈하며 불펜 부담이 가중된 상황에서 오타니를 짧게라도 써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난달 15일 불펜 피칭에선 최고 시속 93마일(149.7km)을 던졌다. 투구수도 25개로 늘리며 기대감을 높였다. 로버츠 감독도 포스트시즌 투수 오타니의 복귀 가능성에 대해 “매우 희박하긴 하지만 가능성이 제로는 아니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시즌 막판 지구 우승과 포스트시즌으로 이어지는 빡빡한 일정 속에 핵심 타자 오타니가 라이브 피칭,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실전 복귀 단계를 높이기 쉽지 않았다.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야구운영사장도 “오타니를 포스트시즌에서 투수로 쓰는 옵션은 논의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다저스는 시즌 막판부터 브루스더 그라테롤, 조 켈리, 알렉스 베시아 등 불펜 투수들까지 부상을 당해 마운드에서 베스트 전력을 꾸리지 못하고 있다. 잭 플래허티, 야아모토 요시노부, 워커 뷸러 3명의 선발에 한 번씩 불펜 데이 운영하며 월드시리즈까지 왔다.
마음 같아선 투수 오타니를 쓰고 싶지만 내년을 생각하면 무리할 수 없다. 오타니도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를 통해 “포스트시즌에서 던지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며 “매년 월드시리즈를 보기만 해서 속상했는데 올해는 내가 직접 뛸 수 있어서 좋다. 모두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노력한다. 훌륭한 팀원들과 1년간 즐겁게 뛰었는데 우승으로 마무리하면 정말 좋겠다. 내가 어떻게 치든 이기기만 하면 뭐든 좋다”고 우승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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