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선수들 프로의 벽 느꼈을 경기... 4차전 홈 경기에선 반드시 승리하겠다."
김두현 전북현대 감독(42)이 슬랑오르(말레이시아)전 패배 후 전한 말이다.
전북은 23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9시 말레이시아 슬랑오르주 프탈링자야 MBPJ 스타디움에서 슬랑오르와 2024-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2 H조 조별리그 원정 3차전을 펼쳐 1-2로 패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2연승으로 조 1위를 유지했던 전북은 승점 6(2승 1패),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슬랑오르(2승 1무, 승점 7)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전반 31분 전북은 선제골을 허용했다. 22세 수비수 하리스 하이칼이 프리킥 상황에서 떨어진 세컨드 볼을 빠르게 따내 왼발 슈팅으로 전북 골망을 갈랐다.
순식간에 전북은 한 골을 더 내줬다. 전반 33분 요르단 용병 공격수 알리 올완이 스루패스를 건네받아 박스 안 왼쪽에서 낮고 빠른 슈팅을 날렸다. 수비수 몸 맞고 한 번 튕긴 공은 그대로 골문 안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전북이 비교적 이른 시간 한 골 만회했다. 전반 40분 권창훈이 왼쪽에서 들어오는 크로스를 방향만 살짝 바꾸는 헤더 슈팅으로 가져가면서 득점에 성공했다.
경기 끝까지 전북은 역전을 노렸지만, 끝내 골은 더 터지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슬랑오르에서 전북의 마지막 찬스를 막고자 중원에서 무리한 반칙이 나오기도 했다. 깊은 태클을 범한 베네수엘라 용병 미드필더 요한드리 오로스코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했다.
경기 후 김두현 감독은 "세트피스 집중력 떨어져 실점했다. 그 부분이 아쉽다. 하지만 한 골 만회했고, 이후 잘 따라가면서 경기를 주도하고 했는데 상대가 5-4-1로 내려앉으면서 공간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선수들은 열심히 했다. 다가오는 4차전 슬랑오르와의 홈경기에선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점한 상황을 돌아본 김두현 감독은 “크로스가 올라왔을 때 선수를 제대로 마크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세컨드 볼을 따내고자 하는 집중도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또 볼 방향도 예측해야 하는데, 그 부분이 잘 안 된 것 같다. 훈련을 통해 보완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초반 2골을 내줘 선수들이 순간 의욕 떨어질 순 있다. 그래도 1골 따라갔다. 이후 분위기를 더 우리 쪽으로 가져올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라며 아쉬워했다.
K리그1 강등권 탈출 경쟁에, ACL2까지 임하고 있는 김두현 감독은 팀 스쿼드를 이원화 시켰다. K4리그에 출전하는 선수, 준프로 선수들 위주로 이날 경기를 치렀다.
김두현 감독은 패배 속에서도 긍정적인 부분을 봤다. 그는 “어른 선수들에겐 오늘 경기가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좋은 약이 됐다고 생각한다. 프로의 벽을 느끼면서 마인드도 앞으로 달라지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슬랑오르에서 의도적으로 시간을 끄는 장면이 포착되곤 했다. 김두현 감독은 “시간 끄는 것은 아니지 않나. 말레이시아 축구가 발전하기 위해선 고쳐야 하는 부분이라고 본다. 이는 팬들을 위한 것”이라며 “모든 팀이 이기기 위한 전략을 세우지만, (막판에 우리가 마지막 공격을 하고자 할 때 반칙으로 끊으며) 퇴장당한 장면 역시 말레이시아가 바뀌어야 하는 부분이다. 그래야 말레이시아도 선진 축구를 할 수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슬랑오르에 배운 부분도 있다. 김두현 감독은 “내려서 공간을 내주지 않은 수비력은 좋았다”라고 밝혔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