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는 시즌 도중 교체 외인으로 KBO리그에 입성했다. 에르난데스는 포스트시즌에서 역대 최초 진기록을 남겼다. 팀을 위해 헌신하는 태도를 높이 평가받아 내년 시즌 재계약을 보장 받았다.
LG는 지난 7월 중순 6시즌을 함께한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와 작별했다. 1선발 구위를 지닌 에르난데스와 총액 44만 달러에 계약했다. 남은 시즌 일수를 고려한 최대치 계약이었다. 1년 계약으로 환산하면 100만 달러 상한액을 모두 채워준 계약이다.
에르난데스는 정규시즌에서 11경기에 등판해 3승 2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4.02를 기록했다. 에르난데스의 진가는 포스트시즌에서 제대로 드러났다.
에르난데스는 KT와 준플레이오프에서 5경기 전 경기에 등판했다. 1차전 2이닝(27구)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 2차전 1⅔이닝(38구) 1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홀드), 3차전 ⅔이닝(4구) 무실점(세이브), 4차전 2이닝(32구) 3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 5차전 1이닝(16구) 1볼넷 1탈삼진 무실점.
역대 준플레이오프 전 경기 등판은 6번째였다. 외국인 투수로는 최초 기록. 에르난데스는 5경기 7⅓이닝을 던지며 5피안타 3볼넷 10탈삼진 무실점, 평균자책점 ‘0’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2세이브 1홀드를 기록하며 LG를 플레이오프로 이끌었다.
과거 준플레이오프 5경기 모두 등판하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투수는 두산 고창성, NC 원종현 2명이 있었다.
고창성은 2010년 롯데와 준플레이오프에서 5경기에 등판해 3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원종현은 2017년 롯데와 준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5이닝 4실점, 1승 평균자책점 7.20을 기록했다. 두 선수 모두 준플레이오프에서 전 경기 등판하며 불펜에서 좋은 활약을 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에 올라가서는 체력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고창성은 2010년 삼성과 플레이오프에서도 5경기 전 경기에 등판했다. 짧게짧게 던지면서 2⅔이닝 3실점, 평균자책점 10.13으로 부진했다. 1차전, 3차전, 5차전에서 각각 1실점을 기록. 원종현은 2017년 두산과 플레이오프에서 2경기 등판했다. 1⅓이닝 4실점, 평균자책점 27.01로 안 좋았다.
에르난데스는 플레이오프에서 1~2차전은 LG가 경기 초반부터 끌려갔고, 큰 점수 차로 리드 당하면서 등판 기회가 없었다. 에르난데스는 3차전에서 구원 투수로 등판해 완벽투를 보여줬다. 선발 임찬규에 이어 1-0으로 앞선 6회 1아웃에서 마운드에 올랐고, 경기 끝까지 던지며 3⅔이닝(60구) 2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1점 차 승리를 지켜냈다.
에르난데스는 60구를 던지고 다음 날 뭉침 증세로 4차전에 등판하지 않았다. 4차전이 우천 취소가 되면서 하루 뒤로 연기됐지만,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4차전에 앞서 에르난데스는 “조금 피로가 느껴진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정신적으로는 다 준비돼 있다”고 말했지만, 염경엽 감독은 "쉬는게 맞다. 5차전까지 가게 되면 좋은 카드로 쓸 수 있다. 휴식을 주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LG는 4차전에서 선발 엔스(6이닝 무실점)에 이어 7회 손주영이 에르난데스의 역할을 맡아 불펜투수로 등판했다. 손주영이 8회 강민호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고, LG는 0-1로 패배하며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에르난데스는 포스트시즌 6경기 11이닝 무실점으로 '가을야구'를 마쳤다. 준플레이오프에서 5경기 전 경기 등판하고 플레이오프까지 무실점을 기록한 최초 기록이다.
염경엽 감독은 준플레이오프가 끝나고 에르난데스를 무한 칭찬했다. 그는 “에르난데스는 무조건 내년에도 데리고 간다. 4차전에서 2이닝을 던지고 10회초에 1점을 내면 자기가 또 던지겠다는 말을 들었을 때, 엄청 감동을 받았다. 얘는 무조건 데리고 간다. 우리 팀하고 딱 맞는 마인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라고 내년 재계약 의사를 밝혔다. 몸값은 얼마나 줘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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