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 동안 잠을 못 잤어요. 살면서 처음이었어요.”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도영(21)이 설레는 마음으로 생애 첫 한국시리즈(KS)를 맞이했다. 전날 밤 일찍 잠자리에 들었지만 3시간 동안 잠을 이루지 못할 만큼 가슴이 쿵쾅댔다. 떨리는 마음보다 첫 KS의 설렘이 컸다.
김도영은 2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떨리는 감정은 하나도 없다. 설레는 것밖에 없다”고 힘찬 목소리로 말했다.
아무래도 첫 KS의 흥분감은 감출 수 없었다. 김도영은 “어제(20일) 평소와 달리 조금 일찍 취침하려고 11시에 딱 눈을 감았다. 그대로 3시간이 흘러서 잠을 못 잤다. 아무렇지 않았는데도 잠이 안 오더라. 이유는 모르겠지만 살면서 그런 경험 처음이었다”고 전날 밤 뒤척였던 잠자리를 떠올렸다.
김도영은 지난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야구대표팀에도 뽑혀 태극마크를 경험했다. 일본과 결승전도 치렀지만 APBC는 우승보다 세대 교체에 중점을 둔 대회라 성적에 대한 중압감은 KS보다 덜하다.
KS의 중요성을 김도영도 잘 안다. 그는 “오늘이 제 인생에서 가장 큰 경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작년 APBC보다도 더 큰 경기라고 생각한다”며 “KS는 처음이다 보니 어떤 감정이 들지 모르겠다. 그래서 선배님들에게 직접 찾아가 말을 해보진 않았다. 일단 직접 경험을 해보고 어려웠던 부분에 대해 선배님들에게 물어보는 게 맞을 것 같다. 일단 부딪쳐 보려 한다”고 말했다.
KS라고 해서 특별히 다르게 준비한 건 없다. 3~4차전을 타자 친화적인 대구 ‘라팍’에서 치르지만 김도영의 타격 접근법은 바뀌지 않는다. 그는 “똑같은 메커니즘으로 임할 것이다. 야구장이 다르다고 해서 메커니즘을 다르게 가져간다는 생각을 해본 적 없다”며 “풀스윙보다 일단 공을 정확하게 맞히는 타격을 해야 한다. KS는 기록이 의미 없는 경기인 만큼 내가 출루를 많이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설정하고 들어가는 게 맞다”고 이야기했다.
타격이나 주루는 워낙 출중한 선수라 걱정되지 않지만 아무래도 3루 수비에 대한 부담은 있다. 올해 실책이 30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았다. 큰 경기에선 수비 실수 하나가 순식간에 승부를 좌우하곤 한다. 김도영은 “(박)찬호 형한테 조언을 구했는데 수비에서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하게 플레이하는 이야기를 해줬다. 그동안 연습했던 것 위주로 기본기를 생각하면서 야구할 것이다”고 대답했다.
김도영은 지난 2022년 와일드카드 결정전 엔트리에 들어갔지만 선발 제외 후 벤치만 지켰다. KIA가 1차전에서 2-6으로 패했고, 김도영의 첫 가을야구는 뛰어보지도 못하고 끝났다. 하지만 2년이 흘러 KS에서 1번 타자 3루수로 2년 전 미처 못 해본 가을야구 데뷔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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