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다. 부상으로 무릎이 온전치 않다. 하지만 포기는 없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캡틴’ 구자욱이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에서 특급 대타를 준비한다. 왼쪽 무릎 인대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은 아니지만 팀 승리를 향한 의지는 뜨겁다.
구자욱은 지난 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2루 도루를 시도하다가 왼쪽 무릎 인대 부상을 입었다. 이후 일본 요코하마로 건너가 2박3일 동안 재활 치료를 받고 오는 등 부상 회복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19일 플레이오프 4차전을 앞두고 “1회부터 나갈 수 있는 몸 상태는 아니지만 상황이 주어진다면 준비 잘하고 있겠다. (팀 승리를 위해서라면) 무릎이 어떻게 되든 중요하지 않다”고 밝힌 구자욱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덕아웃에서 분위기를 띄우는데 앞장섰다.
0-0으로 맞선 8회 선두타자로 나선 강민호가 0의 균형을 깨는 솔로 홈런을 터뜨리자, 구자욱은 박진만 감독과 어깨동무를 하고 강민호를 덕아웃에서 맞이하는 등 동료들의 기를 살리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경기 후 구자욱은 “(강)민호 형이 계속 안 맞았지만 오늘 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민호 형을 믿고 있었다”면서 “우리 타자들이 LG 선발 엔스에게 당하기도 했지만 민호 형이 흐름을 잘 끊어줬다. 민호 형은 내 마음속의 MVP”라고 엄지를 세웠다.
2015년 1군 데뷔 첫해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지만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한 구자욱. ‘Now or never’라는 삼성의 포스트시즌 슬로건처럼 9년 만에 다시 찾아온 우승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다.
구자욱은 “빨리 무릎 상태가 좋아져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무릎이 괜찮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다. 최대한 치료에 전념하고 밤마다 얼음 찜질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정상 훈련은 소화할 수 없지만 손에서 방망이를 놓지 않는다. 언제든 대타로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는 의지가 묻어난다.
박진만 감독은 20일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구자욱의 상태를 지켜봐야겠지만 현재로서 선발 출장보다 대타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구자욱은 어떠한 역할을 맡든 팀 승리를 위해 힘을 보태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구자욱은 “우리는 2위에서 올라온 만큼 더 패기 있고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주겠다. KIA는 경기 감각이 많이 떨어져 있지만 우리는 경기를 치를 만큼 치렀다. 우리 선수들이 더 자신 있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