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무릎 인대 부상을 당한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캡틴’ 구자욱(외야수)이 “1회부터 나갈 수 있는 몸 상태는 아니지만 상황이 주어진다면 준비 잘하고 있겠다. (팀 승리를 위해서라면) 무릎이 어떻게 되든 중요하지 않다”고 필승 의지를 불태웠다.
구자욱은 지난 1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예기치 않은 부상을 당했다. 0-1로 뒤진 1회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첫 타석에 들어선 구자욱은 우전 안타로 누상에 나갔다. 르윈 디아즈 타석에서 2루 도루를 시도했고 슬라이딩을 하다가 왼쪽 무릎 인대를 다쳤다.
통증을 참고 경기를 이어간 구자욱은 디아즈의 2루타 때 다리를 절뚝거리며 홈을 밟는 투혼을 발휘했다. 2회초 수비를 앞두고 이성규와 교체된 구자욱은 SM영상의학과로 이동해 정밀 검진을 받았고 왼쪽 무릎 내측 인대가 미세하게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구자욱은 지난 16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일본 요코하마로 건너가 이지마 치료원에서 특수 치료를 받았다. 그리고 지난 1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서울의 모 병원에서 검진을 받았다.
구자욱은 19일 오전 서울 모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트레이너와 함께 개별 이동했다. 사복 차림으로 플레이오프 4차전이 열리는 잠실구장에 도착한 그는 목발 없이 걸을 만큼 상태가 좋아졌다.
공식 인터뷰에 나선 “어제 늦게 도착해서 병원에서 치료받고 오느라 선수들을 만나지 못했다. 오늘 야구장에서 만나 부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김해국제공항 대신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 일정을 바꾼 이유에 대해 “대구에 가더라도 치료받고 집에서 경기를 봐야 하는데 제가 (구단에) 요청했다. 어제 우천 취소되면서 하루 시간을 벌었으니 덕아웃에서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상태는 많이 호전됐다. 경기에 나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구자욱은 현재 몸 상태에 대해 “1회부터 나갈 수 있는 몸 상태는 아니지만 상황이 주어진다면 준비 잘하고 있겠다. (팀 승리를 위해서라면) 무릎이 어떻게 되든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무릎 상태가 완벽하지 않다 보니 정상적인 주루 플레이는 힘들 듯. 이에 구자욱은 “많이 호전됐다. 어느 순간에 힘을 발휘할 순간이 올거라 본다. 제가 안 나가고 이기면 가장 좋다. 우리 선수들이 잘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부상 후 방망이를 내려놓았던 그는 “다리를 지탱하고 버티는데 큰 통증은 없다. 타격 자세를 취할 때도 별문제 없다. 타격 훈련을 안 했는데 가볍게 토스 배팅 정도 소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구자욱은 일본 요코하마 이지마 치료원에 간 이유에 대해 “1% 가능성을 믿고 싶었다. 아무 것도 안 하고 있을 수 없었다. 모든 방법을 시도하고자 했다. 구단에서도 잘 도와주셨다”고 감사를 표했다.
삼성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0-1로 아쉽게 패했다. 경기를 지켜본 구자욱은 “너무 아쉬운 순간이 많았다. 너무 잘 던지고 잘 치고 그랫는데 운이 따르지 않았다. 1패를 했지만 2승을 거뒀으니 자신 있게 하면 오늘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