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 원조’ NC소프트가 뭔가 바뀌는 분위기다. 착한 과금에다 게이머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빠르게 반영하는 대작 게임을 연달아 내놓고 있다. 과거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생각도 못할 행보다. 대표적인 NC의 뉴 트렌드 쌍두마차는 ‘쓰론 앤 리버티(이하 TL, 쓰론)’와 ‘BNS NEO(이하 블소 네오)’다. 과연 ‘불통과 못된 과금’의 대명사 NC는 달라지고 있는 것일까.
아직까지 게이머 반응은 반신반의다. “이러다 또 뒤통수 맞는 것 아니냐”며 조심하는 의견이 팽배하다. ‘리니지’와 ‘블레이드 앤 소울’ 시리즈 등 기존작에서 게이머의 등골을 뽑았던 과거를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 정도 기류조차 “NC 게임은 무조건 거르겠다”던 최악의 상황과 비교할 때 훨씬 나아진 수준이다. NC가 이미지 개선을 위해 ‘쓰론’과 ‘블소 네오’에서 무리한 과금 정책을 포기하며 절치부심한 덕분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두 게임의 흥행 기조가 NC의 부활을 조심스럽게 예고하고 있다. 먼저 ‘쓰론’이 글로벌 시장에서 스팀 동잡자 21만명을 웃돌며 인기 순위 톱5에 랭크됐다. 국내 첫 론칭 때는 호불호가 갈리면서 NC 주가하락에 한 몫을 했던 초대형 불효자 MMORPG의 대역전극인 셈. 글로벌로 무대를 옮기면서 NC는 편의성 등 여러 부분에서 기존의 문제점을 개선했고 BM(과금) 구조도 과하지 않은 덕분에 해외 유저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PC(정치적 옳바름) 강요에 몸서리 치던 서구권 유저들이 ‘쓰론’의 정통 RPG 캐릭터에 눈길을 뺏긴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NC가 커스터마이징에 공을 들인 결과로 유저의 기호에 맞는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맞춤형으로 등장한다. MMORPG에서 가장 중요한 건 캐릭터에의 몰입 가능 여부다. ‘쓰론’은 이 점에서 흠 잡을 데 없는 실력을 뽐내고 있다.
과금도 준수한 편이다. ‘리니지’로 뽕을 뽑은 NC의 과거 전력을 제쳐놓고 ‘쓰론’만 본다면 최근 글로벌 게임사들의 터무니없는 DLC 바가지 씌우기보다 오히려 저렴하다. 요즘은 첫 패키지를 10만원대에 내놓고 시즌 또는 DLC 명목을 내세워 웬만한 게임 한 편 가격을 월세 받듯이 떼어가는 악덕 게임사가 수두룩하다.
‘블소 네오’는 NC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무협대작 ‘블레이드 앤 소울’의 리마스터 성격이 강하다. 언리얼 4 엔진으로 업그레이드하면서 그래픽과 편의성이 대폭 향상됐다. 엔씨소프트의 등골 뽑기 과금? ‘블소 네오’는 ‘쓰론’보다도 훨씬 착한 과금이다. 핵과금러나 린저씨 입장에서 보면 ‘X겜’이고 일반 게이머에게는 ‘혜자 게임’임에 분명하다.
게임은 지금 다시해도 재미있고 박진감 넘친다. ‘원래 NC가 이런 게임을 만들던 회사구나’라는 잊혀진 추억을 상기시키는 효과다. NC도 이런 향수를 자극하고 옛 팬들의 감정에 호소할 생각으로 ‘블소 네오’를 선보였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블레이드 앤 소울2’의 악랄한 과금과 운영이 재발할 일은 없을 전망이다. /mcgwire@osen.co.kr
<사진> 엔씨소프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