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무릎 인대 손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게 된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캡틴’ 구자욱(외야수)이 13년 전 배영섭(현 삼성 1군 타격 보조 코치)처럼 ‘가을의 기적’을 이뤄낼까.
지난 2011년 9월 21일 대구 삼성-두산전. 삼성의 리드오프로 나선 배영섭은 1회 두산 선발로 나선 김승회가 던진 공에 왼쪽 손등을 맞았다. 볼카운트 1B-2S에서 4구째 몸쪽 직구(140km)를 공략하기 위해 배트를 내밀다 손등을 강타당했다.
그 자리에 쓰러져 고통을 호소한 배영섭은 구단 지정 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받았고 왼쪽 손등뼈 네 번째 중수골 골절 판정을 받았다. 당시 배영섭은 깁스만 4주를 해야 하고 재활 훈련도 필요하다는 의사의 소견이 나왔다. 남은 정규 시즌은 물론 포스트시즌 출장도 사실상 어려워졌다.
하지만 배영섭은 포기하지 않았다. 일본 요코하마 이지마 치료원에서 특수 치료와 재활 훈련을 병행하는 등 부상 회복을 위해 안간힘을 쏟아부었다. 부상 직후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던 배영섭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극적 승선했고 삼성의 통합 우승에 큰 공을 세웠다.
왼쪽 무릎 인대 미세 손상 진단을 받은 구자욱 또한 13년 전 배영섭과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다. 구자욱은 지난 1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1회 2루 도루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왼쪽 무릎을 다쳤다. 검진 결과 왼쪽 무릎 내측 인대 미세 손상 진단을 받았다.
이에 구자욱은 16일 일본 요코하마로 건너가 재활 치료에 효과가 좋다는 이지마 치료원에서 특수 치료를 받았다. 박진만 감독은 지난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을 앞두고 “구자욱과 오늘 오전에 연락했는데 어제보다 통증이 가라앉아 목발 없이 걷는다. 걸을 때 약간의 통증은 있다. 내일 귀국 후 어느 만큼 호전될지 봐야 한다”고 했다.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무려 20득점을 뽑아냈던 삼성은 3차전에서 빈타에 허덕이며 0-1 영봉패를 당했다. 물론 득점 찬스가 없었던 건 아니었다. 한 방이 아쉬웠다. 플레이오프 타율 8할(5타수 4안타) 1홈런 3타점 4득점 불방망이를 휘두른 구자욱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게 된 구자욱. 극적인 회복세로 다시 돌아와서 팀 승리에 앞장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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