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이 국정감사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17일 대한축구협회(KFA)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22일 체육분야 국정감사에 대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정회장은 국회로부터 22일 체육분야 감사와 24일 종합감사, 두 차례에 걸쳐 증인으로 출석하라는 요청을 받은 바 있는데, 22일 감사에는 나가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이다.
정 회장이 불출석하는 건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축구연맹(FIFA) U-17(17세 이하) 여자 월드컵에 방문하기 위해서다.
KFA 관계자는 "정 회장이 FIFA 초청으로 U-17 여자 월드컵에 간다. 우리 대표팀을 격려하고 향후 연령별 여자 대회 유치를 위한 외교 활동을 한다"고 전했다.
KFA에 따르면 정몽규 회장은 여자 U17 월드컵을 방문해 한국 대표팀을 격려하고, 추후 연령별 여자 대회 유치 등을 위한 외교활동을 이어간다.
한편 정몽규 회장은 지난 달 24일에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현안 질의 증인으로 나섰다. 정몽규 회장을 비롯해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이임생 축구협회 총괄이사 등 3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외에도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 박주호 전 전력강화위원도 증인으로 참석했다.
정몽규 회장은 현안 질의에서 홍 감독 선임 과정에 문제가 없었냐는 질문을 받았지만, 그때마다 "없었다"고 답한 바 있다.
KFA 노조는 17일 '한국축구 위기 수습을 위한 대한축구협회 노동조합 성명서Ⅱ'를 발표하며 "김정배 부회장은 사퇴하고, 정몽규 회장은 즉각 불출마 선언해야"라고 목소리 높였다.
KFA 노조는 "지난해 3월 28일 '승부조작/비리축구인 사면 파동' 이후 위기 수습책의 하나로 문체부 차관 출신 김정배 부회장을 대한축구협회 실무 총책임자로 앉혔다. 기존 박경훈 전무이사, 전한진 사무총장 체제에서 김정배 부회장, 전한진 경영본부장으로 바꾼 것이다. 예전엔 축구인 출신이 부회장 혹은 전무이사를 하면 행정전문가가 사무총장을 하면서 서로 견제와 균형을 맞췄었는데, 부회장이 최종 책임자가 되면서 축구인의 목소리를 원천적으로 배제시킨 것"이라고 문제 제기를 시작했다.
이어 "선임 당시에도 잘못된 결정은 정몽규 회장이 했는데, 엉뚱하게 축구인 부회장(혹은 전무이사)을 선임하지 않는 방식으로 조직을 개편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축구인 출신이 협회 CEO를 하면 인정에 이끌려 잘못된 결정을 한다.', '축구인들이 (승부조작/비리축구인) 사면을 강력 주장하여 (정몽규 회장이)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줬다가 역풍을 맞았다.'고 정몽규 회장의 삐뚤어진 인식이 반영된 인사로 보였다. 즉 주원인은 '정 회장의 잘못된 결정'인데 '축구인들의 제 식구 감싸기'로 뒤집어 씌어 축구인들의 목소리를 아예 안 듣는 식으로 해법을 내놓은 것이다. 진단과 해법이 모두 틀린 잘못된 결정의 전형적인 예"라고 꼬집었다.
또한 김정배 부회장은 통신사 '뉴시스'에 보낸 조롱 메일, 문체부 감사에서 책임을 피하려는 행태로도 비판받았다. KFA 노조는 "문체부 차관 출신이라는 '전관'을 이용해 본인만 책임을 피하려는 행태에 우리 직원들은 큰 실망을 감출 수 없었다. 또한 우리 협회를 향한 여론이 점점 악화되자 이번 감사 전부터도 본인은 곧 떠날 사람이나 남을 직원들이 잘 대응하라는 식으로 말했다고도 알려졌다"라며 "먹튀 준비 김정배 부회장은 사퇴하라!!"라고 주장했다.
정몽규 회장도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KFA 노조는 "김정배 부회장은 축구팬과 축구인들에게 석고대죄하고 즉각 사퇴하라! 그리고 그동안의 실언과 실책에 책임지고 다시는 축구판에 얼씬거리지 말아야할 것이다. 그리고 지난번에도 밝혔듯이 정몽규 회장의 불출마 선언이 한국축구 정상화의 첫걸음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