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 린가드(32, 서울)는 진심으로 FC서울에서의 우승을 원했다.
2024시즌 K리그1 파이널 라운드의 시작을 알리는 '하나은행 K리그1 2024 파이널 라운드 미디어데이'가 16일 오후 3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누리꿈스퀘어에서 진행됐다.
파이널A에 진출한 6개 팀(울산, 김천, 강원, 포항, 서울, 수원FC) 감독과 대표 선수들이 참석해 파이널 라운드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 5경기를 앞두고 울산(승점 61점)이 1위를 달리고 있으며, 김천상무(56점), 강원FC(55점), 포항 스틸러스(51점), FC서울(50점), 수원FC(49점)가 각각 2위부터 6위까지 순위를 기록 중이다. 이들 6개 팀은 리그 우승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각 팀의 각오 발표 후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그 중 한 질문은 "파이널A에 있는 팀 중에서 한 명의 선수를 5경기 동안 빌려올 수 있다면 누구를 선택하겠느냐"는 것이었다.
수원FC 김은중 감독은 "이번 시즌 서울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린가드를 데려오면 서울이 약해질 것 같다"라며 서울의 전력 약화를 위해 린가드를 데려오겠다고 말했다.
윤정환 강원 감독은 "팬들에게 물어봐야겠지만, 저희 강원도민과 나르샤는 린가드를 원할 것 같다. 첫 경기에서 기대가 컸었는데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린가드가 우리 팀에 오면 강원도민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라며 린가드를 선택했다.
린가드의 인기는 계속됐다. 정정용 김천 감독은 "린가드를 군대에 보내고 싶다. 군대밥을 먹어봐야 한다"라며 농담을 덧붙였다.
린가드는 "저를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하지만 난 서울에서 우승하고 싶다"라며 서울에서 우승에 도전할 의지를 확실히 드러냈다.
김기동 감독은 "시즌을 치르면서 다양한 포지션을 고민했는데, 3선이 약간 문제가 있었다. 김종우가 오면 좋겠다"라며 옆에 있던 포항 미드필더 김종우를 언급했다.
박태하 포항 감독은 "말이 나온 김에 린가드와 김종우를 교환하자"라고 농담하자, 김기동 감독은 "그냥 포항에 남으세요"라고 웃으며 답했다.
가벼운 질문에 농담을 주고받은 감독들과 선수들이었지만, 김기동 감독과 린가드는 서로에게 진심이었다. 본격적인 행사에 앞서 만난 김 감독은 린가드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린가드는 최근 영국 현지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FC서울에서 우승하고 싶다는 목표를 전했다. 김 감독은 "제가 그렇게 이야기해서 그대로 말한 모양이다"라며 웃었다.
이어 "기특한 부분도 있다. 지난 10일 사실 영국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비행기 탑승권도 예매했다. 딸이 학교를 처음 들어가고 생일도 겹쳐 파티를 해주고 싶다고 했다. 다녀오라고 했다. 다만 강원전 45분 이상은 뛰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라며 린가드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김기동 감독은 "시차도 있을 것이고 체력적인 문제도 생길거다. 90분 못 뛴다고 말했고 알겠다고 답도 했다. 티켓까지 다 끊었는데 햄스트링에 조금 타이트한 느낌이 들었다고 하더라. 2~3일 지난 뒤 갑자기 출국 당일날 비행기 표를 캔슬했다고 말했다. 컨디션 조절이 우선이라고 말하더라. 이후엔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라며 린가드가 딸과의 추억도 뒤로한 채 경기력 올리기에 매진하고 있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지금 관리하고 훈련하는 모습을 보면 잘해주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린가드가 이제 나한테 본인이 12km 뛰는 걸 보여주겠다고 하더라. 이제 보여주면 좋겠다. 현재 린가드의 몸 상태는 80% 정도다. 더 할 수 있는 선수라고 본다. 영국에서는 린가드를 기술은 부족하지만 활동량이 왕성한 선수라고 평가받았다. K리그에서는 센스까지 보여주고 있다. 여러 모습을 보여주면서 한국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주변에선 처음에 걱정했다. 컨트롤 할 수 있냐고. 그런데 지금은 정말 잘 따라오고 있다"라고 칭찬을 이어갔다.
린가드는 서울에서 리더 역할도 제대로 해내고 있다. 김 감독은 "일류(첸코)와 제시(린가드)가 팀을 이끌어가고 있다. 멘털이 상당히 좋다. 사실 국내 선수들이 해줘야 하는 부분을 둘이서 이끌어가고 있다. 선수들에게 좋은 이야기도 많이 해준다"라고 전했다.
뒤이어 만난 린가드는 "딸 생일을 위한 파티를 준비했다. 오래전부터 기대하고 있던 날이었다. 그런데 훈련 도중 햄스트링이 타이트한 느낌을 받았다. 영국을 갔다오면 시간 소요도 많고 몸 상태에 무리가 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국날 감독님에게 영국으로 가는 것보다 한국에 남아 치료받는 것이 맞다고 말씀드렸다"라며 해당 결정을 내리게 된 이유를 직접 설명했다.
린가드는 "솔직한 마음으로는 아쉬움이 남지만, 선수로서 몸을 지켜야 하는 부분이다.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 딸에게도 잘 설명했다. 딸도 이해해줬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우승하고 싶다. 이번 시즌에 하고 싶다. 5년 동안 우승권에서 떨어져 있던 팀이다. 그래서 제가 이 팀에 오며 뭔가를 이룬다는 느낌을 가져다주고 싶었다. 우승을 하는 느낌이 어떤 건지, 승리하는 느낌이 무엇인지를 이 팀에 가져오고 싶었다"라며 서울에 트로피를 안겨주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5경기가 남았고 매 경기를 결승전처럼 임하면 불가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직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배워온 '위닝 멘털리티'가 도움이 됐나"라는 질문을 받았다. 린가드는 "사실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전 맨유에 6~7살때 들어갔다. 처음 입단했을 때부터 팀에서 이기는 분위기, 위닝 멘털리티에 대해 강조하며 교육받았다. 팀에 입단하자마자 '아 이 팀은 이겨야 하는 팀이다'라는걸 배웠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위닝 멘털리티를 '우리' 선수들에게 경험시켜주고 싶다. 정말 중요한 부분이다. 이기는 부분에 있어 굉장히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