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32, 알란야스포르)가 돌연 성관계 불법 촬영 사실을 인정하면서 영국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영국 'BBC'는 16일(이하 한국시간) "한국인 공격수 황의조가 비밀리에 성관계 영상을 촬영한 피해 여성들을 향해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매체는 "검찰은 황의조가 2022년 6월부터 9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파트너 두 명과 성관계 장면을 동의 없이 촬영했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에서 열린 첫 법정 출두에서 '실망을 안겨드려 깊이 사과한다'라고 말했다. 현재 황의조는 지난달 잉글랜드 노팅엄 포레스트를 떠나 튀르키예 알란야스포르에서 뛰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BBC는 "해당 영상은 지난해 6월 황의조의 형수가 그를 협박하고자 소셜 미디어에 공유하면서 공개됐다. 형수는 황의조 측으로부터 고소당한 뒤 협박 혐의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검찰이 황의조가 불법으로 동영상을 촬영했다고 밝히면서 그 역시 기소됐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BBC는 황의조의 말을 전했다. 16일 검은 정장을 입고 서울 법원에 출두한 그는 "저를 용서하지 못한 분들께도 죄송하며, 피해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앞으로 축구선수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제 잘못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분들과 저를 응원해주신 대중들에게 실망을 끼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라고 눈물을 흘렸다.
징역형을 선고받은 황의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이용제 판사는 16일 황의조의 1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그는 지난 7월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로 불구속기속된 상태였다.
이날 재판에 출석한 황의조는 돌연 혐의를 인정했다. 그는 이전까지는 불법 촬영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이날 잘못을 인정하느냐는 판사의 질문에 직접 "맞다"고 대답했다.
황의조는 피해자 A씨와 큰 금액으로 합의했고, 처벌 불원 의사를 받아냈다. 다만 또 다른 피해자 B씨는 합의 의사가 없으며 엄벌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등에 따르면 B씨 측 변호인은 "영상이 유포되고 불안 속에 살았다"며 "B씨는 너덜너덜해졌지만, 사회에 기여하는 과정이 되길 재판장님께 고개 숙여 간청드린다"고 밝혔다.
검찰은 "(황의조가) 공소사실을 인정하나 재판에 이르기 전까지 부인해왔기 때문에 진심으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반성을 하는 건지도 의문"이라며 그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동시에 5년간 취업제한과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과 신상정보 공개 및 고지 명령도 요청했다.
황의조는 사실상 선수 생활을 불명예스럽게 마무리하게 됐다. 그는 선처를 호소 중이지만, 유죄를 인정한 만큼 무거운 처벌은 피하기 어렵다. 국가대표 복귀는커녕 해외에서조차 프로 생활을 이어가기 힘들 가능성이 크다.
황의조는 지난해 불법 촬영 논란이 불거지자 아니라고 잡아뗐다. 당시 그의 전 연인 측은 "과거 잠시 황의조와 교제한 적은 있지만, 민감한 영상 촬영에 동의한 바는 없으며 계속해 삭제를 요청했다"라며 "당초 황의조가 불법촬영을 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불법촬영한 영상을 유포하기 전에 삭제했다면 피해자가 불법촬영으로 상처 입고 유포로 인해 두 번, 세 번 인격을 난도질당할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고소 의사를 밝혔다.
물론 황의조는 자필문까지 올리며 '합의된 영상'이었다고 주장했지만, 끝내 불법 촬영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신상 정보를 공개한 혐의는 피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징역형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해당 영상을 유포한 황의조의 형수도 지난달 대법원에서 징역 3년형이 확정됐다.
국가대표 공격수의 충격적인 몰락이다. 황의조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하는 등 A매치 통산 62경기에서 19골을 터트렸고, 프랑스 지롱댕 보르도에서 2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이름을 떨쳤다. 하지만 이제는 강제 은퇴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만약 그는 5년 취업제한 명령이 확정된다면 만 37세가 되는 2029년에야 선수로 다시 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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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노리치 시티, 황의조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