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에서 벗어날 수 있다".
KIA 타이거즈가 14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연습경기를 마치고 한국시리즈 대비 합숙에 들어갔다. 며칠짜리 합숙이 될지는 모른다. 예정된 한국시리즈가 7차전까지 간다면 최대 15박16일간의 대장정이다. 미니 캠프나 다름없다. 선수들의 마음도 이제는 한국시리즈 모드로 바뀐다.
김도영이 그런 마음을 살짝 내비쳤다. "합숙할 짐을 쌀때 시리즈 기간까지 다 싸야 한다는 생각에 확실히 뭔가 달랐다. 느낌이 달랐다. 가족들이 다치지만 말라고 하셨다"며 약간의 비장감이 섞인 마음을 드러냈다. 베테랑 최형우를 비롯해 모든 선수들이 비슷한 마음으로 짐을 꾸렸을 것으로 보인다.
이범호 감독은 합숙 효과를 익살스럽게 풀이했다. 바로 육아해방이었다. "중고참 선수들이 육아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웃었다. 아무래도 아이가 있는 선수들은 육아를 신경쓸 수 밖에 없다. 동시에 "그러면 컨디션 조절이 확실히 좋아진다. 운동장보다는 집에 돌아가서 어떻게 쉬느냐가 중요하다. (1인실에서 합숙하면서) 조금 잠도 자고 혼자 있으면서 한국시리즈를 어떻게 해야 되나 생각도 한다"며 설명했다.
진짜 합숙효과도 밝혔다. "자연스럽게 선수들끼지 모여 시리즈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도 한다. 고참들은 젊은 선수들에게 조언을 해줄 것이다. 이런 이야기도 하고 (함께 밥먹고 훈련하면서) 자연스럽게 팀이 뭉쳐지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하나가 되는 팀워크를 위해서는 합숙이 좋다는 것이다.
KIA 선수들은 시리즈 대비 훈련을 착실하게 진행해왔다. 두 번의 연습경기와 여러차례의 라이브 게임을 통해 투수들이 실전투구를 펼쳤고 타자들은 실전 감각을 익혔다. 시즌과 달리 매일 수비훈련을 펼치며 팀의 약점을 보강하는데 주력했다. 주루와 작전, 투타 연계플레이 등 세밀한 플레이를 더했다.
이 감독은 "계획대로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 전반적으로 움직임은 가벼워보였다. 자체 연습경기와 라이브 등을 통해서 선수들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지금 컨디션보다도 한국시리즈 때 어떤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하느냐가 중요하다. 모든 것을 한국시리즈 1차전으로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