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재님께서 조언 해주셔서 삿포로 에스콘필드도 다녀왔다.”
울산광역시는 ‘축구 도시’다. 울산 연고의 K리그1 구단 울산 HD는 올해 17번의 홈 경기에서 31만 6081명의 관중이 찾았다. 평균 1만8593명의 관중이 매 경기 구장을 찾았다. 2년 연속 30만 관중을 돌파했다. 문수월드컵경기장은 처용전사들로 항상 가득찼다. 성적도 으뜸. 2022~2023시즌, 2년 연속 K리그1 왕좌에 올랐고 올 시즌도 33경기를 치른 현재 18승 7무 8패, 승점 61점으로 1위를 질주하고 있다. 3년 연속 우승을 노리고 있다.
또한 울산 연고의 현대모비스라는 KBL 전통의 강호도 있다. 울산에서 야구가 설 자리는 없었다. 일단 프로 연고구단이 없다. 고교야구팀도 2010년 창단한 울산공고 하나 뿐. 이 역시도 지난 2021년 학생공공스포츠클럽으로 전환됐다. 월드컵경기장 옆, 문수야구장이 지난 2014년 문을 열었지만 부산 연고 롯데 자이언츠의 제2구장이었다. 매년 6경기 안팎의 1군 정규시즌 경기가 열릴 뿐이다. 간혹 퓨처스리그와 고교 주말리그 경기들이 열리지만 활용도가 현저히 떨어졌다.
스포츠에 관심이 많은 김두겸 울산광역시장도 이런 문제를 고민했다. 고민의 과정에서 허구연 KBO 총재를 만난 뒤 고민의 결실이 맺어졌다. “스포츠를 많이 좋아한다”라는 김두겸 시장은 “울산이 축구의 메카지만, 스포츠의 다양성이 좀 없다. 그래도 여건은 갖춰져 있다. 이런 여건을 잘 활용해보자고 생각해서 관심을 갖게 됐다”라면서 “야구를 보니까 이제 동호인들도 많이 늘어난 것을 봤고 야구장을 가보면 사람들이 정말 많더라. 특히 젊은 사람들이 야구장을 많이 찾더라”라며 1000만 관중을 돌파한 야구의 인기를 직접 체감했다.
허구연 KBO 총재와의 만남은 더욱 뜻깊었다. 문수야구장 개보수와 활용 방안을 두고 논의했고, 이 과정에서 일본 내에서도 최신식 구장인 훗카이도현 에스콘필드까지 직접 시찰을 하고 돌아왔다. 김두겸 시장은 “야구장 개보수를 하려고 했는데, 사실 이런 쪽으로는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허구연 총재님을 만나게 됐고 에스콘필드까지 갔다 왔다. 담당 실무자들만 보내려고 했는데 총재님 말씀을 듣고 나니까 가보고 싶더라”라고 말했다.
실제로 확인한 에스콘필드의 위엄은 대단했다. 김두겸 시장도 욕심이 생겼다. 김 시장은 “에스콘필드를 다려오니까 이왕이면 더 잘해보고 싶었다. 약간의 욕심이 생겼다. 모든 것을 충족시킬 수는 없지만 흉내는 내야되겠다고 생각했다. 생각이 확 바뀌었다”라고 말했다.
문수야구장 활용 방안을 고민하던 차, 결국 교육리그까지 유치하게 됐다. 김 시장은 “가을 교육리그를 개최하는 것은 상상도 안했다. 그렇지만 총재님을 만나뵙고 눈이 뜨이고 귀가 열렸다. 소소한 것부터 한 번 시작을 해보려고 했다”라면서 교육리그 유치의 이유를 설명했다.
울산이 야구에 진심이 됐고, KBO가 무대를 마련했다. 오는 15일부터 29일까지 울산-KBO Fall League가 열린다. 울산시가 발벗고 나서면서 규모도 커졌다. 기존에 국내팀 위주로 개최되던 교육리그에 일본 NPB 소속 소프트뱅크 3군팀, 멕시칸리그 연합팀(팀 LMB), 중국 CBA 소속 장쑤 휴즈홀쓰, 쿠바 대표팀(팀 쿠바)이 참가한다. 국내팀은 LG, 고양, NC, 롯데, 독립리그 올스타 등 5개팀이 참가해 총 9개 팀이 참가한다. 규모가 커졌기에 울산 문수구장과 함께 부산 기장의 KBO야구센터에서 나눠서 열리게 된다.
KBO가 지난해 발표한 한국야구 경쟁력 강화를 위한 레벨업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열리는 이번 가을 교육리그의 ‘당근’도 확실하다. 팀당 9경기씩 예선 36경기와 결승 라운드를 거쳐, 최종 우승팀에게는 2000만원, 준우승팀에는 1000만원 상금을 수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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