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너무나 많은 분들이 우리 팬들이 돼주셔서 감사하다.”
프로야구 KT 위즈 이강철 감독이 지난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LG 트윈스의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5차전을 마친 뒤 취재진에 한 말이다.
실제로 준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지난해보다 한층 업그레이드 된 KT 팬들의 화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홈구장인 수원KT위즈파크 매진(1만7600석)은 기본이고, 2만37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잠실구장의 3루 원정석까지 가득 채웠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때만 해도 잠실구장 3루 원정석 가운데 응원석을 간신히 채우는 ‘외딴섬’에 불과했지만, 1년 만에 KT 대표 응원도구인 ‘비트배트’가 3루 내야 전 좌석과 외야석을 화려하게 수놓은 모습이었다. KT 팬들의 함성과 응원 열기가 인기구단 LG 팬들 못지않게 뜨거웠다.
경기 후 펼쳐진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KT 팬들은 준플레이오프 2승 3패 탈락에도 그대로 귀가하지 않고, 선수단이 나오는 중앙 출입구를 둘러싼 뒤 감독, 코치, 선수들이 나올 때마다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선수별 응원가 및 팀 응원가를 열창하며 5위 결정전부터 준플레이오프 5차전까지 마법의 여정을 선사한 선수들을 위로하고 격려했다. 5위 결정전 “이숭용 나가”, 와일드카드 결정전 “이승엽 나가”가 퍼진 것과 큰 대조를 이뤘다. ‘패장’ 이강철 감독은 KT 팬들의 영웅이었다.
KT는 올해 정규시즌부터 비약적인 관중 증가를 이뤄냈다. 지난달 28일 수원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즌 최종전 1만8700석 매진과 함께 누적 관중 84만3942명을 기록하며 창단 첫 단일 시즌 80만 관중을 돌파했다. 종전 단일 시즌 최다 관중은 지난해 69만7350명이었다. 9월 7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에서 누적 관중수 69만9745명을 기록하며 이미 최다 관중을 경신했던 KT였다.
아울러 KT는 올 시즌 12번째 매진을 기록하며 종전 한 시즌 최다 매진이었던 2023년 5회를 넘어 새로운 기록을 수립했다. 2015년 처음 1군에 진입한 ‘KBO리그의 10번째 심장’ KT가 정착을 넘어 불과 9년 만에 수원을 야구 도시로 탈바꿈시킨 것이었다. 1군 초창기 주말 홈경기 관중수 3000명도 감지덕지했던 팀의 대반전이었다.
비인기 꼬리표를 뗀 가장 큰 요인은 쉽게 말해 야구를 잘하기 때문이다. 2019년 이강철 감독 부임 후 2020년부터 올해까지 무려 5년 연속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고, 2021년 창단 첫 통합우승을 달성하며 수많은 팬들이 유입됐다. 또한 마케팅팀의 다채로운 이벤트 기획, KBO리그 대표 여름 이벤트로 자리매김한 ‘워터 페스티벌’, 인기 캐릭터와의 유니폼 콜라보레이션 등도 팬 증가에 한 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그리고 그 열기가 가을야구까지 이어져 잠실구장 3루 관중석 점령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이강철 감독은 5차전을 마친 뒤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 1차전 때도 말씀드렸는데 너무 많은 분들이 우리 팬들이 돼주셔서 감사하다. 그분들과 함께 0% 확률을 깨기 위해 오늘(11일)까지 왔는데 마지막까지 정말 감사하게도 열띤 응원을 해주셨다. 내년에는 더 좋은 경기력으로 팬들을 만날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겠다”라고 구단을 대표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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