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출과 무적 신세를 딛고 입단 테스트를 거쳐 프로 무대에 돌아와 4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참가하게 된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투수 송은범이 한 타자도 잡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지난해까지 1군 통산 680경기에 나서 88승 95패 27세이브 57홀드(평균자책점 4.57)를 올린 송은범은 지난해 11월 LG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은 뒤 은퇴 대신 현역 연장을 위해 개인 훈련을 하며 타 구단의 부름을 기다려왔다. JTBC 야구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 트라이아웃에 지원하기도 했다. 입단 테스트를 거쳐 삼성 유니폼을 입게 된 그는 9경기에 등판해 2홀드 평균자책점 1.08을 기록했다.
13일 LG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송은범은 “민폐만 끼치지 말자는 생각뿐이다. 처음부터 했다면 1년 동안 고생했으니 보너스 게임이라고 여길 수 있겠지만 달랑 한 달 하고 와서 기존 선수들에게 많이 미안하다”고 말했다.
또 “코칭스태프에서 저를 어떻게 쓰실지 모르겠지만 엔트리에 넣어주신 만큼 민폐가 안 되고 믿음에 보답해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고 덧붙였다.
송은범은 7-1로 앞선 7회 2사 1,2루서 선발 대니 레예스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문성주의 타구에 왼손을 맞았다. 재빨리 1루로 던졌으나 문성주는 이미 1루를 통과한 후였다.
트레이너가 마운드에 올라 송은범의 상태를 확인했고 좌완 이승현과 교체했다. 구단 관계자는 “송은범은 왼손 저림 현상이 조금 남아 있어 선수 보호차 교체됐다. 병원 진료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삼성은 LG를 10-4로 꺾고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역대 5전3선승제로 치러진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은 75.7%다. 이로써 삼성은 1차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박진만 감독은 송은범의 현재 상태에 대해 "캐치를 하면서 글러브 안쪽에 맞았다. 큰 지장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