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태클'에 쓰러진 황희찬(28, 울버햄튼)과 엄지성(22, 스완지)이 정밀 검사를 받는다.
대한축구협회(KFA)는 11일(이하 한국시간) "황희찬과 엄지성은 금일 부상 부위에 대해 정밀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소집 가능 여부는 내일 오전 중 공지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황희찬과 엄지성은 10일 열린 요르단전에서 나란히 부상을 입었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축구대표팀은 요르단 암만국제경기장에서 개최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3차전’에서 요르단을 2-0으로 꺾었다.
오만전(3-1)에 이어 연승을 달린 한국은 승점 7(2승 1무)로 B조 선두를 탈환했다. 요르단은 승점 4(1승 1무 1패)에 머무르며 3위로 떨어졌다.
이날 홍명보 감독은 손흥민의 부상 공백으로 '플랜 B'를 가동했다. 어느 정도 예고했던 대로 황희찬이 왼쪽 날개로 출전하며 손흥민의 자리를 대신했다. 그는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상대 수비와 일대일 싸움을 시도하며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대표팀 공격 작업은 대부분 좌측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황희찬은 전반 23분 만에 부상으로 교체됐다. 그는 전반 10분 나시브의 무리한 백태클에 왼쪽 발목이 꺾이며 통증을 호소했다. 한 번은 참고 돌아왔지만, 10분 뒤 하다드의 태클에 또 다시 발목이 깔리면서 들것에 실려 나갔다. 결국 홍명보 감독은 황희찬을 벤치로 불러들이고 엄지성을 대신 투입했다.
'플랜 C' 엄지성도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그는 빠른 발을 활용한 직선적인 움직임으로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후반 5분경 갑자기 무릎을 잡고 쓰러졌다. 왼쪽 윙어 자리에서만 두 번째 부상자가 속출한 상황. 홍명보 감독은 어쩔 수 없이 엄지성을 빼고 배준호를 넣었다.
다행히 한국은 줄부상을 딛고 전반 38분 이재성의 헤더 선제골과 후반 23분 오현규의 A매치 데뷔골로 요르단을 무너뜨렸다. 이로써 대표팀은 요르단을 상대로 지난 2월 2023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 패배를 되갚아 주는 데 성공했다.
다만 황희찬과 엄지성의 부상은 너무나 뼈아픈 악재다. 이미 손흥민이 빠진 상황에서 좌측 공격수가 둘이나 빠지게 되면 다가오는 이라크전 운영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황희찬은 경기 후에도 스태프에게 업혀 이동했고, 엄지성은 목발을 짚고 이동했기에 걱정이 크다.
홍명보 감독도 11일 귀국 현장에서 "황희찬이 굉장히 초반부터 아주 좋았다. 새로 들어온 엄지성도 굉장히 좋았다. 같은 포지션에서 두 명이 연속으로 부상을 당하니까 굉장히 난감했다"라고 밝혔다. 정밀 검진 결과가 심각하지 않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홍명보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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