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들이 전세기 안에서 특급 팬서비스를 펼쳤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축구대표팀은 오는 10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요르단 암만국제경기장에서 개최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3차전’에서 이재성과 오현규의 연속골로 요르단을 2-0으로 제압했다.
한국(2승1무)은 요르단(1승1무1패)을 밀어내고 조 선두에 복귀했다. 한국은 지난 아시안컵 4강전에서 요르단에게 당한 0-2 완패를 갚았다. 당했다. 역대 요르단전적에서 한국이 4승3무1패로 앞섰다.
한국축구의 기로였다. 홍명보 감독의 선임을 둘러싸고 국정감사까지 할 정도로 분위기가 좋지 않다. 정몽규 회장의 4선 도전 역시 논란이 되고 있다. 팔레스타인 홈경기 0-0 무승부로 분위기가 최악으로 치달았다.
요르단전에서 이기지 못한다면 한국축구와 홍명보 감독 역시 코너에 몰리는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이재성과 오현규의 골이 터져 가장 중요한 경기를 짜릿하게 이겼다. 경기 후 홍명보 감독도 그제야 환한 미소를 지었다.
대한축구협회는 태극전사들의 귀국길에 전세기를 띄웠다. 2013년 레바논 원정 이후 11년 만이었다. 10일 관계자와 붉은악마 200명을 태우고 요르단에 입성한 전세기는 11일 태극전사들을 태우고 승전보와 함께 돌아왔다.
태극전사들도 깜짝 이벤트로 팬들의 성원에 보답했다. 선수단 전원이 응원단이 타고 있는 이코노미석을 방문해 일일이 악수를 해줬다. 일부 선수들은 팬들에게 사인까지 해줬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선수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원정응원을 온 팬들의 영향이 컸다. 이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기 위해 전세기 안에서 선수들이 직접 인사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다행히 반응이 좋았다”며 웃었다.
전세기에 탑승한 축구팬은 “아들이 손흥민 선수 팬이다. 손흥민 선수가 오지 못해 아쉬웠다. 전세기에 타면 선수들과 가까이서 볼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다. 선수들이 깜짝 방문을 해서 너무 좋았다. 아들이 설영우 선수 사인도 받았다”며 기뻐했다.
선수들은 원래 안전을 고려해 사인까지는 해주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설영우, 황문기 등 여러 선수들이 어린이팬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일일이 사인으로 보답했다. 관계자들도 흐뭇한 모습으로 바라봤다.
요르단에게 통쾌한 설욕을 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전세기 안은 10시간의 비행 내내 훈훈한 분위기였다. 이제 선수들은 휴식을 취하고 12일 성남 인근에서 다시 소집돼 15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이라크전에 대비한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