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4시간 10분 혈투 끝 벼랑 끝에서 탈출, 5차전 끝장승부를 성사시켰다.
프로야구 KT 위즈는 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4차전에서 연장 11회 접전 끝 6-5 끝내기승리를 거뒀다.
1승 2패 벼랑 끝에 몰렸던 KT는 시리즈 2승 2패 동률을 맞추며 오는 11일 최종 5차전 승부를 알렸다.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가 4이닝 6피안타(2피홈런) 2볼넷 2탈삼진 3실점 66구로 내려간 뒤 사흘 쉰 고영표가 3⅓이닝 1실점 투혼을 펼쳤지만, 5-3으로 앞선 8회초 1사 1루에서 등판한 소형준이 ⅓이닝 3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흔들리며 5-5 동점을 허용했다. 오지환의 우전안타로 이어진 1, 3루 위기에서 포수 장성우의 포일과 김현수의 1타점 우전 적시타가 연달아 나왔다.
승부처는 5-5로 팽팽히 맞선 11회말이었다. 선두타자 강백호가 2루타, 김상수가 자동고의4구로 출루한 상황. 이어 황재균이 번트를 시도했는데 3루수 문보경이 무리하게 3루를 택하며 주자 3명이 모두 생존하는 행운이 따랐다.
이후 배정대가 2루수 야수선택, 대타 천성호가 헛스윙 삼진에 그쳤지만, 심우준이 행운의 끝내기 내야안타로 4시간 10분 혈투의 마침표를 찍었다.
마무리 박영현은 3⅓이닝 무실점 퍼펙트 투구로 승리투수와 함께 데일리 MVP에 뽑히는 영예를 안았다.
다음은 KT 이강철 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경기 총평
좋은 경기했는데 투수교체 실수를 했다. 내가 경기를 망쳤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선수들이 벼랑 끝에서 투혼을 발휘해줬다. 어차피 끝나는 경기라 (박)영현이한테 부탁해서 3이닝을 쓰게 됐다.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선수들에게 미안하면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어떤 미스 때문에 그런가
소형준 투입이다. 고민을 하고 있었다. 동점 될 때까지 고영표로 가자고 생각했는데 순간 힘이 떨어지지 않았나 싶었다. 그런데 또 한 가지 걸리는 게 너무 타자들이 손을 못 대고 있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게 맞을 때가 됐다는 생각도 했다. 내 미스다. 고영표, 박영현으로 끝냈어야 했다.
-소형준 투구 평가는
잠실에서 날 속인 거 같다. 잠실에서 구위가 너무 좋아 확실하게 믿고 썼다. 몸에 맞는 공이 나오면서 흔들렸다. 그래도 자기 역할 해줬다. 정말 자기 공 던졌다.
-박영현 교체 타이밍에 대한 고민은
만루에서 정말 써야할 카드를 안 쓰고 지면 억울할 거 같아서 그 때 투입했다.
-박영현 5차전 등판 여부는
봐야할 거 같다.
-11회말 무사 만루가 2사 만루가 됐을 때 어땠나
이대로 끝나지 않을 거 같았다. 야구라는 게 정말 신기하게 무사 만루보다 2사 만루에서 확률이 더 좋은 게 있다. 심우준이 안타는 없었지만 좋은 타구가 많이 나왔다. 우리가 0% 기적 하라고 운이 따라준 거 같다.
-고영표 투혼에 대한 평가는
끝까지 갈 생각도 했다. 그러나 체인지업을 너무 많이 던지면 피로도가 있어서 고민이 됐다. 이기면 된 거 아닌가.
-연장 승부가 더 이어졌어도 박영현이었나
그 때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우규민을 준비시켰다.
-장성우가 공수 모두 체력 저하를 호소하는 느낌이다
많이 힘들 것이다. 전 경기 거의 선발 나가서 힘든 게 느껴진다. 그 선수가 못 친다고 해도 내가 뭐라고 할 입장이 아니다. 살아나주길 바랄뿐이다. 휴식 잘해서 살아나주길 바란다.
-어느덧 세 번째 내일이 없는 경기다
그래도 짐은 싸갖고 와야 할 거 같다. 우리가 그런 경기를 잘한다. 오늘도 초반 승기를 줬는데도 그걸 뺏어왔다. 시즌 막바지 때도 그랬다.
-5차전 선발은
엄상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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