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 투수가 없어 힘들다”
이강철 KT 감독은 LG와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를 치르며 좌타자 일색인 LG 타선을 상대로좌완 불펜투수가 없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KT는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 외국인 선발투수 벤자민이 유일한 좌완이다. 좌완 불펜은 한 명도 없다. KT는 정규시즌에서도 마땅한 왼손 불펜이 없었다.
LG는 준플레이오프에서 좌타자 7명이 포함된 주전 라인업을 고수하고 있다. 3차전에서 KT 좌완 선발 벤자민 상대로 박동원을 7번에서 5번으로 올린 것을 제외하고는 타순도 3경기 내내 거의 변화없다.
LG가 타순을 바꾸지 않고, 대타도 거의 활용하지 않는데 상대하는 팀은 어떨까. 어려울까 편할까.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3차전을 앞두고 인터뷰에서 이강철 감독은 다소 난감한 질문에 "LG 라인업은 너무 좋은 선수들이다. 누가 나가도 무사 1루만 되면 뛸 수 있다. 상대하기 힘든 팀이다. 특히 우리가 힘든 게 좌완이 없다. 좌완이 1이닝만 막아줘도 큰 데 그런 점에서 우리에게 힘든 상대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선발이 얼마나 오래 가느냐가 항상 중요하다. 우완투수가 1이닝 이상 가면 결과가 좋지 않았다. 투수 컨디션이 조금이라도 떨어진 상태에서 (LG 타자를) 만나면 힘들다. 좌완투수를 만든다고 했는데 또 1년이 지났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지난 겨울 LG에서 방출된 좌완 성재헌이 입단 테스트를 통해 KT에서 새로운 기회를 받았다. 정규 시즌에서 30경기(32이닝) 등판해 1홀드 평균자책점 7.31을 기록했다. 성재헌은 8월말 2군으로 내려갔고, 1군에 다시 올라오지 못했다. 직구 구속이 빠르지 않아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비시즌 방출 선수들에 눈길을 돌릴 수 있다. 당장 베테랑 좌완 고효준(41)은 지난 5일 SSG에서 방출됐다. 고효준은 방출 통보를 받았지만, 아직 은퇴할 생각은 없다. 여전히 140km 초반의 직구를 던질 수 있다. 지금까지 숱한 위기를 겪으며 야구 인생을 이어왔다. 이번이 4번째 방출, 포기는 없다.
고효준은 2002년 2차 1라운드 6순위로 롯데 지명을 받아 입단했지만 6경기(3이닝)만 뛰고 1년 만에 방출됐다. 2004년 SK에서 새출발을 했고, 2009년에는 11승 10패 2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4.33으로 10승 투수였다. 2016년 시즌 도중 KIA로 트레이드 됐다.
2018년 롯데와 계약했고, 개인 최다 홀드(15개)를 기록한 2019시즌을 마치고 데뷔 첫 FA를 신청했는데, 우여곡절 끝에 2020년 3월 롯데와 1년 1억 2000만원에 재계약 했다. 하지만 늦은 계약으로 제대로 몸을 만들지 못했을까. 2020년 24경기(15⅔이닝) 1승 평균자책점 5.74를 기록하고 롯데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2021년 좌완 불펜이 필요했던 LG가 고효준과 1년 계약을 했는데, 1군에서 3경기(2⅓이닝) 1실점을 기록하고 다시 방출됐다. 2022년 SSG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는데, 극적인 반전을 보여줬다. 45경기(38⅔이닝)에서 1승 7홀드 평균자책점 3.72로 활약하며 통합 우승에 기여했다. 지난해는 73경기(58이닝) 4승 1패 13홀드 평균자책점 4.50으로 좌완 불펜으로 좋은 활약을 했다.
고효준은 올 시즌 26경기 2승 1패 5홀드 평균자책점 8.18로 부진했다. 6월말 햄스트링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이후 다시 1군에 올라오지 못했다. 결국 시즌이 끝나고 방출 통보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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