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플레이오프 2차전에 이어 3차전 또한 실책이 마법의 여정을 가로막았다. 2경기 연속 실책으로 자멸한 결과 1패면 가을야구가 종료되는 벼랑 끝에 몰리게 됐다.
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
경기를 앞두고 KT 이강철 감독은 외야수 김민혁의 감기몸살로 선발 라인업에 대폭 변화를 줬다. 멜 로하스 주니어(우익수)-강백호(지명타자)-장성우(포수)-오재일(1루수)-황재균(3루수)-김상수(2루수)-배정대(중견수)-심우준(유격수)-정준영(좌익수) 순의 명단을 제출하며 3차전 필승을 다짐했다.
지난 2경기와 전혀 다른 타순이었다. 4번이었던 강백호가 2번으로 전진 배치됐고, 2번 로하스가 리드오프로 이동했다. 김민혁 대신 2년차 신예 정준영이 좌익수, 문상철 대신 오재일이 1루수를 담당한다. 8번까지 내려갔던 황재균이 2차전 2안타에 힘입어 5번까지 올라왔다.
선수들의 대이동이 발생한 가운데 포스트시즌 70경기 출전에 빛나는 베테랑 오재일이 처음으로 4번 중책을 맡았다. 이강철 감독은 “오재일의 컨디션이 좋아 보였다”라고 신뢰를 드러냈다. 그리고 오재일은 1-2로 뒤진 3회말 1사 1, 3루 찬스에서 우익수 방면으로 동점 희생플라이를 날리며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문제는 수비였다. 선발 웨스 벤자민이 3-2로 앞선 5회초 선두타자 문성주 상대 파울플라이를 유도했지만, 1루수 오재일이 이를 놓치는 실책을 범했다. 타구를 향해 포수 장성우와 오재일이 동시에 모여 들었는데 미숙한 콜플레이로 인해 오재일이 완벽한 포구 자세를 잡지 못했다. 그리고 벤자민은 문성주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실책의 대가는 가혹했다. 벤자민은 홍창기를 2루수 야수선택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지만, 신민재의 좌전안타에 이어 오스틴 상대 뼈아픈 역전 3점홈런을 헌납했다. 초구 몸쪽 낮은 커터(141km)가 야속하게도 비거리 130m 좌월 홈런으로 이어졌다. 3차전 결승홈런을 허용한 순간이었다.
KT는 지난해 11월 10일 LG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도 오스틴 상대로 3회초 선제 스리런포를 허용한 기억이 있다. 공교롭게도 그 때 선발투수 역시 벤자민이었다. 오재일의 실책으로 뼈아픈 한국시리즈 악몽까지 소환된 것.
KT는 결국 LG에 5-6으로 패하며 시리즈 1승 뒤 2연패에 빠졌다. 동시에 이제 한 번만 더 지면 이대로 마법의 여정이 종료되는 벼랑 끝에 몰렸다.
역대 5전 3선승제 준플레이오프 1승 1패에서 3차전을 따낸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은 100%(6번 중 6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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