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병상련 때문일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전설 웨인 루니가 최근 부진 속에 있는 에릭 텐 하흐(54) 감독에 대한 강한 지지를 표명하고 나섰다.
루니는 8일(한국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텐 하흐가 감독직에 적합한가'를 묻는 질문에 "그것은 분명 구단주들이 판단할 문제"라면서도 "나는 텐 하흐 감독이 환상적인 감독이라고 확신한다. 그는 가는 곳마다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맨유에서도 우승을 했다"고 밝혔다.
텐 하흐 감독이 이끄는 맨유는 순위가 현재 리그 14위(승점 8)까지 곤두박질쳤다. 무엇보다 최근 3경기 동안 승리가 없는 상태다. 역대 최악의 성적으로 시즌을 시작한 맨유다.
당연히 압박감이 상당할 텐 하흐 감독이다. 경질설과 함께 차기 감독 후보군의 구체적인 이름이 현지 언론을 통해 오르내리고 있다. 텐 하흐 감독의 거취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상황.
이런 가운데 맨유 수뇌부가 한자리에 모인다. 맨유 공동 소유주인 짐 랫클리프 경과 조엘 글레이저, 데이브 브레일스포드 경, 오마르 베라다 최고 경영자, 댄 애쉬워스 스포츠 디렉터, 제이슨 윌콕스 기술이사 등이 회의에 참석한다.
다만 이 회의는 맨유와 텐 하흐 감독의 미래를 논의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된 자리는 아니다. 경영진이 한달에 한 번씩 만나는 일종의 월례 회의인 셈이다.
하지만 맨유 수뇌부들이 총출동한 자리에서 성적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여름 이적료만 2억 파운드(약 3532억 원)를 지출한 맨유다. 텐 하흐 감독 부임 후 이적료가 6억 파운드(약 1조 592억 원)를 넘어섰다.
그럼에도 이번 시즌 초반 맨유는 부진한 모습이다. 맨유는 지난 6일 아스톤 빌라 원정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리그 7경기 중 4경기에서 무득점을 기록 중이다.
구단 임원들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당연히 텐 하흐 감독의 미래에 대해 논의할 것이 분명할 것 같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아직 텐 하흐 감독의 미래를 위협할 만한 징후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기사에 따르면 오히려 구단은 텐 하흐 감독과 스태프들을 지원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텐 하흐 감독 역시 A매치 휴식기를 맞아 휴가를 떠났다. 잔류 1군 선수들에게도 휴가가 주어졌다. 오는 19일 브렌트포드와 경기에 복귀할 것으로 에상된다.
이와는 별개로 현지 언론들은 텐 하흐 감독 후임 후보들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전 잉글랜드 감독과 토마스 투헬 전 바이에른 뮌헨 감독이 잠재적 후보로 거론되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맨유 주장 출신 루니가 텐 하흐 감독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다. 루니는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너무 자주 감독들이 경질되고 다른 감독과 리빌딩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가 상황을 반전시키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이어 "맨유가 우승에 도전하고 싶어한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기 때문에 14위가 되면 더 발전해야 한다는 것을 클럽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루니는 플리머스 아가일(잉글랜드 2부리그) 감독이기도하다. 루니의 플리머스 역시 리그 14위(3승 2무 4패, 승점 11)에 올라 있다. 아직 연승 없이 퐁당퐁당 결과를 내고 있다. EFL컵은 64강에서 왓포드에 패해 탈락했다. 누구보다 텐 하흐 감독의 심정이 이해가 될 루니다.
루니는 "지난 몇 년 동안 선수들의 기량이 크게 향상됐다. 선수들이 다시 도전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빌라를 상대로 승점을 따내는 좋은 정신을 보여줬지만 팬들은 아마 조금 더 많은 것을 보고 싶어할 것"이라며 "그들이 그렇게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선수들을 독려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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