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트라도 대겠다".
KIA 타이거즈가 한국시리즈 대비 훈련을 착실하게 진행하고 있다. 8일 훈련 나흘 째를 맞는 가운데 시리즈 모드로 완전히 진입했다. 9일 오후 2시부터 퓨처스리그 상무와 연습경기를 갖는다. 팬들에게 무료로 개방했다. 많은 관중들이 몰려들 것으로 예상된다. 관중들의 함성과 응원속에서 진짜 실전처럼 치른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가장 관심을 받는 선수는 당연히 김도영이다. 시즌 내내 천재의 타격을 펼치며 팀에게 7년만에 정규리그 우승컵을 안겼다. 3할4푼7리, 189안타, 38홈런, 40도루,143득점, 109타점, OPS 1.067이라는 무시무시한 성적표를 냈다. 두 번이나 MVP에 오른 야구천재 이종범처럼 한국시리즈도 지배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팀에게는 파워과 정교한 타격에 미친 스피드를 갖춘 일당백의 전력이다. 홈런과 장타 능력을 갖춘데다 출루자체가 상대에게는 큰 위협이 된다. 마음먹고 도루를 했다면 60도루도 가능했다. 아울러 단타 또는 볼넷은 바로 2루타로 바꾸는 도루 능력자이다. 루상에서 펼치는 주루플레이도 입을 벌어지게 만든다. 짧은 안타때 1루에서 3루, 또는 2루에서 홈까지 파고든다.
상대도 김도영의 출루를 막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김도영에게 도사리고 있는 변수는 많다. 한국시리즈 경험이 없다. 상대투수들도 젖먹던 힘까지 짜내서 던지기 때문에 공략이 쉽지 않다. 즉 좋은 타구를 만들어내기가 어렵다. 변화구 위주의 볼배합, 몸쪽 위협구도 던질 수도 있다. 한 번 상대에게 말리면 실마리를 풀어가는게 쉽지 않다.
그래서 기습번트와 함께 적극적으로 도루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김도영도 시즌 최종전을 마친 직후 "아직은 한국시리즈 체감이 안된다. 쉬는 동안 계속 준비하며 상상해보겠다. 생각하고 적응하겠다. 영상보면서 시리즈에 맞추겠다. 도루는 봉인을 해제한다. 방망이가 안되면 번트라도 대겠다. 내가 할 수 있는거 최대한 하겠다"고 단단한 각오를 드러냈다.
특히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초기화 시켜야 한다. 후반기는 기록을 의식하다 변한 나를 초기화하고 다시 시작하겠다"고 숙제를 내놓기도 했다. 실제로 시즌 막판 40홈런을 채우기 위해 스윙이 커진 것은 분명했다. 이제는 타이밍 맞추는 정확한 타격으로 리셋을 하겠다는 것이다. 마치 시즌을 준비한다는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나흘째 한국시리즈 훈련을 펼치고 있다.
이범호 감독도 "시즌 막판 김도영의 스윙이 당연히 커졌다. (준비기간에) 다시 원래대로 수정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다. 본인 능력이 워낙 출중하다. 다만 상대의 볼배합이 페넌트레이스와 다르게 올 수 있다. 그 부분만 잘 준비하면 문제없이 치를 것이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특히 "시리즈에서는 도빠른 주자들의 출루가 중요하다. (최)형우와 (나)성범이를 향한 볼배합이 바뀐다. 도영이를 비롯해 (박)찬호와 소크라테스 등 도루능력자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도 관건이다. 빠른 주자들이 있으면 중심타자들이 멀리치고 좋은 타구를 나올 방향이 생긴다"며 미친 스피드에 기대를 걸기도 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