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상 슬픔' 돌아온 마무리투수, 2사 만루 위기도 극복하다…"동료들이 잘 챙겨줘 너무 감사하다" [준PO2]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4.10.07 00: 40

프로야구 LG 트윈스 유영찬(27)이 부친상의 슬픔을 이겨내고 준플레이오프 2차전 승리를 지켰다. 
유영찬은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2차전 KT 위즈와의 경기에 구원등판해 1이닝 1피안타 1볼넷 1사구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LG가 7-2로 이기고 있는 9회초 마운드에 오른 유영찬은 선두타자 황재균과 9구까지 가는 치열한 승부 끝에 유격수 뜬공으로 아웃 카운트를 잡았다. 심우준과도 9구 승부를 펼쳤지만 볼넷을 내준 유영찬은 김민혁을 3구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한숨을 돌렸다. 그렇지만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내야안타를 내준데 이어서 조대현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내며 2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LG는 임찬규, KT는 엄상백을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9회초 마운드에 오른 LG 투수 유영찬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2024.10.06 / dreamer@osen.co.kr

2사 만루에서 KT 간판타자 강백호를 상대한 유영찬은 4구째 직구를 던졌다가 큼지막한 타구를 허용했지만 좌익수 문성주가 좋은 수비로 타구를 잡아내며 경기를 끝냈다. 유영찬도 올해 첫 포스트시즌 등판에서 팀 승리를 지키는데 성공했다. LG는 7-2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1승 1패 동률을 이뤘다.
유영찬은 경기 후 "많이 생각도 나는데, 그래도 야구와는 별개라고 생각하고 마운드 위에서는 똑같은 마음으로 던졌다. 형들하고, 동생들이 많이 챙겨줘서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 시작하기 앞서 LG 선수들은 덕아웃 앞에서 미팅을 하면서 유영찬을 위해 잠시 애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LG는 임찬규, KT는 엄상백을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경기에 앞서 LG 유영찬이 캐치볼을 하고 있다. 2024.10.06 /sunday@osen.co.kr
유영찬은 지난해 1군에 데뷔해 67경기(68이닝) 6승 3패 1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44를 기록하며 LG 주축 불펜투수로 단숨에 자리매김을 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3경기(6이닝) 1홀드 평균자책점 1.50을 기록하며 LG의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이후 지난해까지 LG 마무리투수로 활약했던 고우석이 메이저리그로 진출하자 LG 염경엽 감독은 유영찬을 마무리투수로 낙점했다. 유영찬은 62경기(63⅔이닝) 7승 5패 1홀드 26세이브 평균자책점 2.97로 활약하며 고우석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채웠다. 
그렇지만 유영찬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마운드에 오를 수 없었다. 지난 3일 부친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5일 오전에 발인이 거행됐다. 염경엽 감독은 전날 유영찬의 부친상 부고를 전하며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는 등판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찬은 오늘 등판이 어렵다. 영찬이가 발인을 마치고 빨리 와서 경기에 뛸 수 있다고 하더라. 그런데 새벽 4시에 일어나 발인을 하고 와서 바로 등판하는 것은 내일 경기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완전히 하루 쉬라고 했다”라는 설명이다.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LG는 임찬규, KT는 엄상백을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9회초 무사에서 LG 유영찬이 역투하고 있다. 2024.10.06 /sunday@osen.co.kr
그렇지만 유영찬은 발인을 마치고 곧바로 팀에 합류했다. 팀 불펜이 힘든 상황에 처해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LG는 유영찬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선발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는 물론 최악의 경우 손주영까지 불펜으로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에르난데스는 1차전에서 8회와 9회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았고 손주영도 불펜에서 몸을 풀었다. 염경엽 감독은 “만약 동점이 됐다면 손주영도 2이닝 정도를 던졌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1차전에서는 먼저 숙소로 돌아가 휴식을 취한 유영찬은 2차전에서는 5점차로 앞서 세이브 상황이 아니지만 마운드에 올랐다. 더 확실하게 팀 승리를 지키고 불펜투수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올해 첫 포스트시즌 등판에서는 아직 완벽한 컨디션이 아닌듯 다소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지만 야수들의 수비 도움을 받으며 위기를 넘겼다. 
데뷔 첫 선발승을 거둔 임찬규는 이날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가슴 아픈 일이다. (유)영찬이가 바로 복귀를 했다. 그 부분에 대해서 정말 힘들었겠지만 미안하고 고맙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큰 일을 겪고 힘든 시간이 생각보다 길 것이다. 그렇지만 영찬이가 팬들을 위해서 가족들을 위해서 좋은 투구를 해서 고맙다. 가족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앞으로도 잘 던져주기를 바란다"라고 유영찬을 격려했다.
개인적인 아픔을 뒤로하고 팀을 위해 마운드에 오른 유영찬이 이번 가을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팬들의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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