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30)가 꿈에 그린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데뷔전에서 동점 스리런 홈런과 멀티히트로 강렬한 신고식을 치렀다.
다저스는 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치러진 2024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5전3선승제) 1차전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7-5로 역전승했다.
정규시즌 98승64패(승률 .605)로 NL 서부지구 우승과 함께 리그 최고 승률을 거둔 다저스는 2022년 디비전시리즈 2차전부터 지난해까지 이어진 포스트시즌 6연패 사슬을 끊었다.
전 세계 야구 역사상 최초 50홈런-50도루 시즌을 보낸 오타니가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데뷔전에서 다저스 승리를 이끌었다. 2회말 동점 스리런 홈런에 이어 4회말 역전의 발판이 된 중전 안타를 치며 5타수 2안타 3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포스트시즌 데뷔전에서 홈런을 친 다저스 선수는 1953년 짐 길리엄, 1995년 마이크 피아자, 2004년 톰 윌슨, 2018년 맥스 먼시, 2019년 개빈 럭스에 이어 오타니가 역대 6번째.
‘MLB.com’은 ‘오타나의 불안감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첫 포스트시즌의 밝은 조명에 적응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다’며 ‘시속 111.8마일(179.9km) 타구는 2015년 스탯캐스트 측정 이래 다저스에서 4번째로 강하게 날아간 홈런이었다. 공이 날아가는 것을 지켜보던 오타니는 강력한 배트 플립을 선보였고, 환호성을 지르면서 베이스를 돌았다’고 전했다.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오타니는 “경기장이 흥분으로 가득했다. 경기를 즐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저스 선발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는 3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1탈삼진 5실점으로 부진했지만 5명의 구원투수들이 6이닝 무실점을 합작하며 역전승을 합작했다. 반면 샌디에이고는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2연승으로 제압했지만 NLDS 1차전 패배로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야마모토 붕괴, 서울시리즈 악몽 재현…3이닝 5실점 난조
지난겨울 12년 총액 3억2500만 달러로 메이저리그 역대 투수 최고 조건으로 다저스에 온 야마모토가 실망스러운 가을야구 데뷔전을 치렀다. 정규시즌에도 18경기(90이닝) 7승2패 평균자책점 3.00 탈삼진 105개를 기록했지만 6워 중순 어깨 회전근개 부상으로 이탈해 3개월 가까이 공백기를 가지더니 포스트시즌 첫 경기마저 망쳤다.
메이저리그 데뷔전이었던 지난 3월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의 서울시리즈 2차전 1이닝 4피안타 1볼넷 2탈삼진 5실점 패전을 떠올리게 한 투구였다.
1회초 루이스 아라에즈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시작한 야마모토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타석에서 초구에 포수 윌 스미스의 포일이 나오더니 4구째 폭투까지 범해 무사 3루에 몰렸다. 타티스 주니어에게 볼넷을 주며 이어진 무사 1,3루에서 주릭슨 프로파의 2루 땅볼로 선취점을 내준 야마모토는 매니 마차도에게 좌중월 투런 홈런을 맞았다. 스플리터가 몸쪽 낮게 들어갔지만 완전히 떨어지지 않았다.
1회초부터 28개 공을 던지며 힘을 뺀 야마모토는 2회초를 삼자범퇴로 막았다. 2회말 오타니의 스리런 홈런이 터지며 3-3 동점이 됐지만 야마모토가 3회초 추가 2실점했다. 타티스 주니어에게 좌중간 2루타, 잭슨 메릴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이어진 2사 1,2루에서 잰더 보가츠에게 좌측 빠지는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결국 4회초 이닝 시작부터 불펜에 마운드를 넘겼다. 총 투구수 60개로 교체됐다. 최고 시속 97.3마일(156.6km), 평균 95.8마일(154.2km) 포심 패스트볼(25개)을 비롯해 스플리터(13개), 커브(12개), 슬라이더(6개), 커터(4개)를 구사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오타니, 동점 스리런 홈런…만루 찬스 연결한 안타까지
야마모토는 부진했지만 다저스에는 오타니가 있었다. 오타니는 1회말 첫 타석에서 샌디에이고 우완 선발 딜런 시즈를 맞아 6구 승부를 펼쳤지만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볼카운트 2B-2S에서 몸쪽 높게 들어온 시속 99.4마일(160.0km) 포심 패스트볼을 쳤지만 타구가 떴다. 이어 무키 베츠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프레디 프리먼의 우전 안타로 1사 1,2루 찬스를 잡았지만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3루 땅볼, 맥스 먼시가 헛스윙 삼진 당하면서 1회말 기회를 허무하게 날렸다.
2회말 윌 스미스의 볼넷과 개빈 럭스의 중전 안타로 만든 무사 1,2루에서 다저스는 토미 에드먼이 헛스윙 삼진, 미겔 로하스가 2루 내야 뜬공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오타니가 흐름을 바꿨다. 시즈의 1~2구 볼을 골라낸 뒤 3구째 몸쪽 깊은 포심 패스트볼에 파울을 치더니 4구째 가운데 높게 들어온 시속 96.9마일(155.9km)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했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케 한 타구였다. 우측 담장을 넘어간 타구는 시속 111.8마일(179.9km), 비거리 372피트(111.4m), 발사각 25도로 측정된 오타니의 포스트시즌 데뷔 첫 홈런. 3-3 동점을 만든 한 방으로 오타니도 홈런을 치고 난 뒤 배트를 거칠게 던지며 포효했다. 가라앉은 다저스 분위기를 단번에 살린 순간이었다.
‘MLB.com’ 다저스 담당 후안 토리비오 기자는 자신의 SNS에 ‘오타니를 막을 수 없다. 그는 이 행성 출신이 아니다. 자신의 포스트시즌 첫 경기에서 동점 스리런 홈런을 쳤다. 와우’라며 감탄했다.
3-5로 뒤진 4회말 다저스에 다시 기회가 왔다. 1사 후 에드먼의 투수 쪽 번트 안타, 로하스의 좌전 안타로 1,2루 득점권 상황이 오타니에게 걸렸다. 그러자 샌디에이고는 선발 시즈를 투구수 82개에 내리고 좌완 애드리안 모레혼을 투입했다. 하지만 오타니를 막을 수 없었다. 4구째 몸쪽 싱커에 우측으로 날카로운 파울을 만들어낸 오타니는 5구째 바깥쪽 스플리터를 참아내며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다. 이어 6구째 몸쪽 높게 들어온 시속 98.4마일(158.4km) 싱커를 받아쳐 중전 안타로 연결했다. 배트 손잡이 부분이 부러지며 두 동강이 날 만큼 먹힌 타구였지만 오타니가 힘으로 이겨내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어 베츠 타석에서 모레혼의 4구째 몸쪽 스플리터가 폭투가 되면서 3루 주자 에드먼이 홈에 들어왔다. 1루가 비자 샌디에이고는 자동 고의4구로 베츠를 거른 뒤 프리먼과 승부를 택했다. 1사 만루에서 프리먼의 1루 땅볼로 3루 주자가 홈에서 아웃됐지만 계속된 2사 만루에서 에르난데스가 바뀐 투수 제레미아 에스트라다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치면서 6-5로 역전했다.
다저스는 5회말에도 1점을 냈다. 스미스의 땅볼 때 샌디에이고 3루수 마차도의 송구 실책이 나오며 무사 2루 찬스를 잡았다. 럭스의 좌전 안타로 이어진 무사 1,3루에서 에드먼이 유격수 병살타를 쳤지만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7-5로 달아났다.
다저스 불펜 야구, 8~9회 위기 극복…트라이넨 세이브
다저스는 야마모토가 3이닝 5실점으로 조기 강판됐지만 불펜이 6이닝 무실점을 합작하며 리드를 지켰다. 라이언 브레이저가 1⅔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알렉스 베시아가 1이닝 1탈삼진 무실점, 에반 필립스가 1⅓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하지만 8회초 마이클 코펙이 흔들렸다. 주릭슨 프로파에게 볼넷을 내준 뒤 마차도를 헛스윙 삼진 처리했지만 메릴과 10구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무사 1,2루로 동점 주자까지 나가자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이 움직였다. 3타자 의무 상대를 채우자마자 블레이크 트라이넨으로 투수를 바꿨다.
여기서 보가츠의 빗맞은 타구가 유격수 머리 위로 넘어갔다. 안타가 될 수 있었지만 다저스 유격수 로하스가 침착하게 잘 잡아냈다. 하지만 트라이넨은 크로넨워스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2사 만루 위기가 이어졌다. 여기서 도노반 솔라노를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실점 없이 위기를 잘 넘겼다.
트라이넨은 9회초에도 엘리아스 디아즈를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아라에즈를 2루 직선타로 처리했다. 잘 맞은 타구를 2루수 럭스가 호수비로 잡아냈다. 승리까지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두고 타티스 주니어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뒤 프로파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내보내 1,2루 위기를 맞았지만 마차도를 스위퍼로 헛스윙 삼진 잡고 경기를 끝냈다. 1⅔이닝 1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 세이브.
샌디에이고 선발 시즈는 3⅓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5탈삼진 5실점으로 난조를 보이며 조기 강판됐다. 오타니 상대로 투입된 모레혼이 결승점을 내줘 ⅓이닝 1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패전을 안았다. 타티스 주니어가 4타수 2안타 1볼넷, 보가츠가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지만 팀 패배로 아쉬움을 삼켰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