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30) 드디어 메이저리그에서 첫 가을야구를 한다. 상대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도 오타니와 승부를 피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타선이라 강제로 정면 승부를 해야 할 처지다.
오타니가 속한 다저스는 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4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5전3선승제) 1차전에서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가을야구 시작한다. 샌디에이고는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2연승으로 꺾고 디비전시리즈에 올랐다.
1번 지명타자로 나설 오타니에겐 가을야구 데뷔전이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LA 에인절스에서 6년을 뛰었지만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가을야구를 다저스 이적 첫 해부터 맛본다.
오타니는 지난 5일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첫 포스트시즌인데 긴장되는가?”라는 질문이 나오자 통역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아니오(Nope)”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중요한 경기, 중요한 상황에서 뛰는 게 어릴 때부터 꿈이었다. 그 어느 때보다 큰 흥분감을 느낀다”고 기대했다.
슈퍼스타의 포스트시즌 첫 상대가 된 샌디에이고에도 오타니 관련 질문이 쏟아졌다. 마이크 쉴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오타니 상대법에 대해 “말하지 않겠다”며 웃은 뒤 “오타니는 훌륭한 선수이고, 역사적인 한 해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계획이 있고, 그걸 실행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경기 상황을 봐야겠지만 오타니를 무작정 피할 수도 없다. 그 뒤에 2~3번 타순에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이라는 또 다른 MVP 타자들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쉴트 감독도 “오타니 바로 뒤에 MVP급 타자가 둘이나 있다. 베츠는 좌우 투수 가리지 않는 타자이기도 하다”며 오타니 타석에 좌완 투수를 넣는 것도 쉽지 않다고 했다.
오타니는 우완 투수보다 좌완 투수에게 약했다. 올 시즌 우완 상대 타율 3할2푼2리 OPS 1.128을 기록한 반면 좌완 상대로는 타율 2할8푼8리 OPS .867로 성적이 떨어진다. 샌디에이고 불펜에는 1점대 평균자책점(1.75)을 기록한 특급 필승조 태너 스캇을 비롯해 애드리안 모레혼, 마쓰이 유키, 완디 페랄타 등 좋은 좌완들이 많다.
하지만 오타니는 같은 일본인인 마쓰이에게 5타수 안타, 모레혼에게 3타수 2안타, 스캇과 페랄타에게 각각 2타수 1안타로 샌디에이고 좌완 불펜에게 강한 면모를 보였다. 무엇보다 3타자 의무 상대 규정이 있고, 바로 뒤에 2번 우타자 베츠가 있어 섣불리 좌완을 투입하기 어렵다. 웬만해선 오타니를 피할 수 없어 강제로 정면 승부를 해야 할 상황이다.
쉴트 감독은 “오타니에게 좌투수로 많이 승부하는데 우리 팀에도 좋은 좌투수들이 많다. 하지만 난 경쟁을 좋아한다. 도망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오타니는 매우 뛰어난 선수이지만 우리 선수들을 믿는다.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우리 선수들이 오타니를 아웃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샌디에이고 1차전 선발투수로 예고된 딜런 시즈는 오타니와 통산 맞대결에서 타율 2할6푼7리(15타수 4안타) 2볼넷 5삼진으로 막았지만 홈런 2개를 허용했다. 가장 최근 대결이었던 지난달 26일 경기에선 볼넷, 루킹 삼진, 우측 1타점 2루타로 오타니가 멀티 출루하며 시즈에게 우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