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 위즈 고영표(33)가 체력적으로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기대 이상의 역할을 해주며 중요한 1차전 승리를 이끌었다.
고영표는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1차전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4이닝 3피안타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KT는 시즌 막판부터 지금까지 쉼 없이 탈락 위기를 오가는 중요한 경기들을 치러왔다. 시즌 마지막까지 SSG와 5위 경쟁을 했고 5위 결정전과 와일드카드 결정전까지 이겨내며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KBO리그 역사상 최초로 5위 팀으로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한 것이다. 고영표는 이 기간 지난달 28일 키움과의 시즌 최종전(5이닝 1실점 승리 48구), 10월 1일 SSG와의 5위 결정전(1⅔이닝 1실점 18구), 3일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1이닝 무실점 홀드 14구)에서 구원등판하며 KT의 기적같은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견인했다.
투구 강도가 상당했음에도 KT 이강철 감독은 고영표를 중요한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투수로 기용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고영표가 일찍 흔들린다면 불펜데이로 1차전을 치를 각오를 한 것이다. 그렇지만 고영표는 4회까지 1실점으로 LG 타선을 틀어막으며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투구수는 56구에 달했지만 4회 위기를 스스로 막아내는데 성공했다.
비록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KT의 3-2 승리에 중요한 역할을 한 고영표는 “감독님이 50구까지 생각을 하고 계셨다. 불편하면 빨리 말하라고 하셨는데 불편한 부분은 없었다. 평소랑 똑같이 100구까지 던지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렇지만 4회에 지친 모습이 나와서 감독님이 끊으신 것 같다”라고 등판 소감을 밝혔다.
“내 장점을 잘 살린 경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한 고영표는 “체인지업의 낙폭이 중요한데 시즌을 거듭하면서 점점 좋아졌다. 덕분에 오늘도 타순 한바퀴는 잘 막은 것 같다”라고 이날 투구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어서 “내가 마운드에 있을 때 (문)상철이형이 홈런을 자주 쳐준다. 오늘도 넘어가는 순간 ‘또 상철이형이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운드에서 리드를 안고 던지는 것과 동점 상황에서 던지는 것은 다르다. 덕분에 타자를 좀 더 편하게 상대할 수 있었다”라고 문상철의 홈런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체력적인 문제는 없는지 묻는 질문에 고영표는 “투수의 팔은 소모품이라고 이야기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올해 정규시즌에 부진하기도 했고 부상 때문에 늦게 시작하기도 했다. 지금 컨디션이 올라오는 것 같다. 물론 팔꿈치나 어깨 같은데 피로도가 쌓이겠지만 힘은 지금 있는 상태다. 불펜이든 선발이든 오가면서 언제든지 던질 준비가 되어 있는 몸상태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앞으로도 팀을 위해 계속 등판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