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깜짝 놀랐다".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이 와일드카드 결정전 결과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단기전은 시즌 상대성적이 무의미하다는 것도 절감했다고 덧붙였다. 모든 것을 제로베이스 상태에서 준비하고 시즌 개막을 맞는다는 느낌으로 한국시리즈를 준비를 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KIA 선수단은 4일 오후 2시부터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한국시리즈 대비 첫 훈련을 소화했다. 이범호 감독은 선수단과 미팅을 통해 부상없이 최선을 다해 준비하자는 당부를 했다. 2시부터 워밍업을 시작으로 야수들은 수비훈련과 라이브배팅, 투수들은 가벼운 피칭과 수비훈련 등 예정된 스케줄을 소화했다.
이 감독은 취재진과 브리핑에서 "사흘 동안 쉬었는데 어디 가지 않고 집에서 가족들과 맛있는거 먹고 편안하게 보냈다"고 웃었다. 동시에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결과를 언급하면서 긴장하는 얼굴 표정을 지었다. 예상밖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이 감독은 "집에서 와카전을 보는데 솔직히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너무도 예상 못하는 일들이 벌어졌다. 이것이 단기전의 분위기구나 생각했다. 분위기에서 KT로 넘어가니까 두산이 뒤집는게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 찬스를 제대로 잡지 못했다. 강한 두산 타선인데 아무리 벤자민과 쿠에바스가 뛰어나고 잘 던졌다고 해도 예상 밖 결과였다. 큰 경기는 확실히 무게감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두산은 정규시즌 KT를 상대로 12승4패 압도적인 성적을 올렸다. 특히 윌리엄 쿠에바스는 두산전 3경기 1승2패 평균자책점 5.79, 벤자민은 3경기 1패 ERA 8.18로 약했다. 그런데도 각각 7이닝 무사사구 무실점 호투로 두산 타선을 잠재웠다. KT 마운드는 와일드카드 2경기 연속 무사사구 영봉으로 잠재웠다. 두산은 충격적인 연패를 당하면서 후유증을 겪고 있다.
KIA도 삼성 라이온즈, LG 트윈스, KT 위즈에 모두 우위를 보였다. 삼성을 상대로 12승4패, LG전 13승3패, KT전 9승7패를 기록했다. 특히 삼성과 LG는 2위로 KIA를 만나면 스윕패를 당하는 등 절대적 약세를 보였다. 선수들도 자신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와카전에서 절대 열세였던 KT가 압승을 거두자 시즌 성적이 중요한 변수가 아니라는 점을 증명했다.
이 감독은 "시즌 상대전적이 무의미하다는 것에 더 긴장했다. 두산이 그렇게 많이 이겼고 KT 투수들 공을 잘 쳤는데 큰 경기(단기전)는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경기장을 나오는데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모든 것을 리셋해서 개막 3연전을 한다고 생각하고 준비하겠다"며 목소리에 힘을 주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