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의 역대급 FA 먹튀로 전락한 앤서니 렌던(34·LA 에인절스)이 내년에는 경쟁을 해야 할 처지에 몰렸다. 주전은 물론 로스터 자리도 무조건 보장되지 않을 것 같다.
미국 ‘디애슬레틱’은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렌던이 내년 시즌 에인절스의 로스터 자리를 보장받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페리 미나시안 에인절스 단장이 시즌 결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미나시안 단장은 렌던의 자리 보장과 관련해 “우리는 모든 가능성을 볼 것이다. 팀에 가장 적합한 선수가 누구인지 살펴볼 것이다. 렌던은 경험이 있고, 우승 팀에서도 뛰었다. 스마트한 야구 선수이지만 그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가 자리를 얻으려고 해야 한다. 우리 팀에는 다재다능한 선수들이 있다”고 말했다.
디애슬레틱은 ‘렌던은 2020년 시즌을 앞두고 7년 2억4500만 달러에 에인절스와 계약했다. 애너하임에서의 첫 5년은 재앙과도 같았다. 그는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고, 건강했던 기간이 드물었는데 그때도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렌던은 에인절스에서 총 546경기 중 257경기만 뛰었고, 2023년 7월 이후 홈런을 치지 못했다. OPS .717, 조정 OPS 100을 기록했는데 대체 선수 수준이었다. 에인절스는 렌던을 대신해 29명의 다른 3루수를 기용했다’면서 ‘미나시안 단장은 렌던이 주전 자리를 보장받지 못할 것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미나시안 단장은 “렌던이 뛰었을 때 그는 생산적이지 못했다. 경기에 나가서 성과를 내야 한다. 거저 주는 것은 없다. 우리는 뎁스를 만들기 시작했고, 최고 선수들이 뛰게 될 것이다”고 엄포를 놓았다. 더는 주전 대우가 없을 것이라는 의미다.
디애슬레틱은 ‘렌던은 지난 시즌 정강이 타박상 진단을 내린 에인절스 구단 진단의 잘못됐다며 의사가 골절 진단을 내렸다는 주장을 한 적이 있다. 수년간 은퇴를 고려하고 있다는 그의 발언과 시즌이 너무 길다는 불평을 떠올리면 그의 야구에 대한 열망은 항상 물음표였다. 미나시안 단장의 인내심도 바닥을 드러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렌던은 2021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4년간 무려 12번이나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2021년 4월 왼쪽 사타구니 긴장, 5월 왼쪽 무릎 타박상, 7월 왼쪽 햄스트링 긴장, 8월 오른쪽 고관절 수술로 한 해 무려 4번이나 이탈했다. 2022년에도 5월 오른쪽 손목 염증에 이어 6월 오른쪽 손목 수술로 일찌감치 시즌 아웃. 지난해에는 5월 왼쪽 사타구니 긴장, 6월 왼쪽 손목 타박상, 7월 왼쪽 정강이 타박상으로 빠지면서 데뷔 후 가장 적은 43경기 출장에 그쳤다.
올해도 4월 왼쪽 햄스트링 긴장으로 2개월 반을 날리더니 7월 허리 염증, 9월 왼쪽 복사근 염좌로 57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성적도 매년 갈수록 떨어지더니 올해 커리어 최악을 찍었다. 57경기 타율 2할1푼8리(206타수 45안타) 무홈런 14타점 OPS .574. 연봉 38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503억원에 달하는 선수의 기록으로는 처참한 수준이다. 2019년 개인 최다 34홈런을 터뜨리는 등 리그 정상급 3루수로 활약하며 통산 158홈런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238타석 무홈런이다.
만약 내년에도 렌던이 부상을 반복하거나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방출을 당할 수도 있다. 내년과 내후년까지 3800만 달러씩, 총 7600만 달러 거액 계약이 남아있지만 에인절스는 2021년 알버트 푸홀스, 2022년 저스틴 업튼 등 계약 마지막 해 FA 먹튀들을 시즌 중 방출 처리한 바 있다. 렌던도 같은 처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