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하위권 전력이라는 예상을 보란 듯이 뒤엎고 정규 시즌 2위로 마감한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플레이오프 대비 훈련에 돌입했다. 삼성은 지난달 30일부터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담금질에 나섰다. 실전 감각을 조율하기 위해 7일 상무와 연습 경기를 치르고 9일 자체 평가전을 할 예정이다.
지난 1일 오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박진만 감독은 “단기전에서는 투수력과 수비력이 좋아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또 공격에서도 작전 등 디테일한 부분에 신경 쓰고 있다. 플레이오프 대비 훈련 기간 동안 이 부분에 중점을 두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은 대구 모 호텔에서 합숙 훈련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여건이 맞지 않아 출퇴근을 선택했다.
부상으로 빠진 주요 선수들의 현재 상태는 어느 정도일까. 먼저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좌완 이승현은 지난달 29일 퓨처스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서 부상 후 첫 등판에 나섰다. 선발 마운드에 올라 2⅔이닝 3피안타 1사구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박진만 감독에 따르면 이승현은 오는 3일 김해 상동구장에서 열리는 퓨처스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출격한다. 정대현 수석 코치가 직접 지켜볼 예정. 왼쪽 발목 상태가 좋지 않은 김지찬과 오른쪽 견갑골 통증으로 빠진 외국인 투수 코너 시볼드에 대해 “김지찬은 괜찮을 거 같은데 코너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진만 감독에게 플레이오프 엔트리 구성 계획을 묻자 “야수는 90% 정도인데 투수는 50~60% 정도다. 아직 정리가 덜 됐다”고 대답했다. 플레이오프 대비 훈련에 참가 중인 일부 투수들을 퓨처스 경기에 투입해 컨디션과 구위를 점검하고 엔트리 승선 여부를 결정할 방침.
구위 재조정 차원에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끝판대장’ 오승환 또한 퓨처스 경기 등판이 예정되어 있다고 박진만 감독은 밝혔다. 전반기 24세이브를 올린 오승환은 후반기 들어 7.41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등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같은 큰 경기에서는 오승환의 관록이 필요하다. 수치로 드러나지 않지만 무형적인 가치는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흔히 포스트시즌에는 ‘미친 선수’가 나오는 팀이 이긴다는 말이 있다. 박진만 감독 또한 “기존 선수들은 어느 정도 자기 몫을 할 거라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흔히 말하는 미친 선수가 나와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예상치 못한 선수가 미친 듯이 하면 한결 수월해질 것”이라고 깜짝 스타의 탄생을 기대했다.
박진만 감독은 또 “누가 될지 모르겠지만 1경기에 미친 선수가 1~2명 나왔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면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은 올 시즌 신구 조화 속에 예상을 깬 호성적을 냈다. 박진만 감독은 가을 무대에서 젊은 선수들이 위축되지 않고 정규 시즌에 했던 대로 자기 역할을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민호, 박병호, 구자욱 등 베테랑 선수들이 젊은 선수들을 잘 다독이며 팀 분위기를 이끌어주길 기대했다.
2일부터 가을 야구의 서막이 오른다. 삼성은 정규 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 지은 만큼 느긋하게 기다리는 입장이다. 박진만 감독은 “어느 팀이 올라오든 최대한 많은 경기를 하고 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