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2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1군 마지막 경기를 갖는다. 내년부터 기존 구장 바로 옆에 지어지고 있는 새 야구장 베이스볼 드림파크(가칭)가 개장을 한다. 2만7석 규모로 지어지고 있는 대전의 새 야구장 베이스볼 드림파크는 공정률 67%로 내년 2월 준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내달부터 잔디 식재 및 좌석 설치 예정이다.
지난 28일 대전 SSG-한화전 앞두고 허구연 KBO 총재가 오후 4시께 베이스볼 드림파크 건립 현장을 깜짝 방문했다. 이날 오전 충북 보은군 KBO 야구센터에서 열린 ’2024 키즈클럽 구단 대항 티볼 대회’ 개회식에 참석해 야구 저변 확대에 나선 허 총재는 바쁜 일정을 쪼개 오후에는 대전으로 이동, 새 야구장 공사 현장 곳곳을 둘러봤다.
허 총재는 “내일(29일)이 대전 야구장에서 마지막 경기라고 해서 오랜만에 들렀다. 온 김에 새 야구장 공사 현장도 둘러보고, 현황에 대한 브리핑도 받았다”며 “국내 야구장 최초로 도입되는 복층 불펜과 인피니티풀, 지상 그라운드에서부터 연결되는 에스컬레이터가 있더라. 타구장과 차별화되는 훌륭한 구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대전시를 향한 부탁도 잊지 않았다. 허 총재는 “다 좋은데 몇 가지 주문한 것도 있다. 야구장 외야 너머로 식장산이 보이는 뷰가 좋다. 그런데 좌우 쪽은 고층 건물들이 들어서서 뷰가 조금 가린다. 중앙 쪽에도 (향후 재개발로) 고층 건물들이 들어서면 야구장 경관이 막힐 수 있다. 식장산 뷰를 잘 살리면 팬분들께서 더 좋아하실 것이다”는 의견을 냈다.
허 총재는 해설위원 시절부터 베이스볼 드림파크 자문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아 야구장 외부 공간에 보문산 관광개발사업과 연계한 레저, 놀이시설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부 공간의 30% 이상이 녹지 공간으로 조성돼 야구를 넘어 시민 휴식과 여가 활동을 위한 공간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허 총재는 삼성의 홈구장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예로 들었다. 허 총재는 “올해 삼성의 성적이 좋은 영향도 있지만 이미 몇 년 전부터 대구에 관중이 크게 늘었다. 야구장 주변 자연 환경이 좋은 것도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2016년 개장한 ‘라팍’은 주변에 산과 저수지 등 녹지에 둘러쌓여있다. 야구장 건너편 녹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구조로 돼 있어 이름 그대로 공원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올해 정규시즌 2위 삼성은 30번의 매진 포함 홈 73경기에서 총 관중 134만7022명으로 서울 잠실구장을 쓰는 LG(139만7499명) 다음으로 많은 관중을 끌어모았다. 7~8위로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2022~2023년도 각각 홈 관중 순위 3위(67만4452명), 5위(84만5775명)로 성적에 관계없이 평균 이상 관중 동원력을 보였다.
자연 친화적인 야구장 관람 환경과 탁 트인 경관이 라팍의 흥행 요소 중 하나라고 본 허 총재는 “대전 새 야구장도 그런 쪽으로 장점을 잘 살려서 더 좋은 구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대전시에서 많은 협조와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아울러 허 총재는 “주차 공간도 지금보다 더 늘렸으면 한다”며 준공 이후 기존 야구장을 활용한 주차 환경에 대한 개선도 요청했다. 현재 구장 교통 계획도에 따르면 주차 대수는 총 1863대로 지어지고 있는데 기존 야구장 리모델링 후 400대 이상 추가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허 총재는 여기서 200대 이상 더 늘려야 팬들이 보다 원활하게 야구장에 드나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허 총재는 장종훈 총재 특보와 함께 이날 대전 SSG-한화전 경기를 직관했다. 6-2로 승리한 6위 SSG가 5위 KT와 0.5경기 차이를 유지했고, 30일 문학 키움전 최종전을 승리하면 KBO리그 사상 최초 5위 결정전 타이브레이커가 열린다. 시즌 끝까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순위 다툼이 이어지면서 1000만 관중 시대를 열어젖힌 허 총재로선 미소를 감출 수 없는 나날이 되고 있다. 잔여 4경기를 남겨둔 올해 KBO리그는 716경기 총 관중 1081만4314명, 평균 관중 1만5104명을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