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2025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뽑은 전주고 우완 투수 정우주(18)에게 계약금 5억원을 안겼다. 키움 히어로즈에 전체 1순위로 지명된 덕수고 좌완 투수 정현우(18)와 같은 5억원으로 최고 대우를 해줬다.
한화는 28일 정우주를 비롯해 2025년 신인 선수 11명과 입단 계약을 완료했다. 한화 구단은 '1라운더이자 전체 2순위로 지명된 전주고 투수 정우주는 5억원으로 팀 내 최고액으로 계약했다. 부드러운 밸런스에서 나오는 시속 150㎞ 중반대의 구속에 무브먼트까지 우수한 패스트볼을 구사하는 정우주가 이른 시일 내 팀 전력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키움과 5억원에 계약한 1순위 정현우와 같은 조건. 키움 구단 최초 전체 1순위 프리미엄을 누린 정현우가 예상보다 높은 금액을 받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는데 한화도 그에 맞춰 정우주에게 최고 대우를 해줬다. 지명 당시부터 1순위급 2순위로 평가된 정우주의 자존심을 세워준 것이다.
185cm 88kg 체격을 갖춘 우완 정통파 투수 정우주는 올해 고교 16경기에서 4승1패 평균자책점 1.57로 활약했다. 45⅔이닝을 던지며 삼진 80개를 잡아 9이닝당 탈삼진 15.8개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인 구위를 자랑한다. 올해 고교생 중 가장 빠른 공을 던진다. 온몸을 쥐어 짜내는 투구폼이 아닌데도 시속 150km대 강속구를 쉽게 던진다. 최고 시속은 무려 156km.
이달 초 대만에서 열린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도 정우주는 최고 154km 강속구로 위력을 떨쳤다. 직구 분당회전수(RPM)가 최대 2700까지 나올 정도로 볼끝도 좋아 홈플레이트 앞에서 떠오르는 느낌을 준다. 강속구 투수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제구 난조도 거의 없는 유형이라는 점에서 더욱 높게 평가된다.
손혁 한화 단장은 지난 11일 신인 드래프트에서 “정우주를 뽑은 이유를 설명하려면 시간이 모자랄 것 같다. 우리가 주목한 것은 부드러운 투구 동작이다. 선발과 불펜 어느 곳을 가더라도 완벽한 투구 내용 보여줄 투수라 생각한다. 특히 속구는 배운다고 가질 수 있는 속구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정우주도 “이런 영광스러운 순번에 지명해주신 한화 이글스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올해 시즌에 들어가면서 팀과 상관없이 전체 1번이라는 목표가 있었지만 지금 결과에 100%를 넘어 10000% 만족한다”며 “한화가 가을야구를 넘어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는 게 모든 팬분들의 염원이다. 빠른 시일 내에 1군에 올라가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봄부터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들도 정우주에게 큰 관심을 보였고, 구체적인 오퍼를 한 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우주는 일찌감치 국내 잔류를 결심했다. 2022년 덕수고 심준석(마이애미 말린스), 지난해 마산용마고 장현석(LA 다저스) 등 고교 최고의 강속구 투수들이 연이어 미국 도전에 나선 반면 정우주는 “지금 내 수준에서 메이저리그는 멀었다. 한국에서 뛰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고 싶다”며 KBO 신인 드래프트를 신청했다.
다른 해였더라면, 1순위 지명권을 가진 팀이 키움이 아니었더라면 당연히 1순위로 지명될 투수였다. 하지만 즉시 전력 선발감이 필요하고, 좌완 투수가 부족한 키움에 맞춤형 선수가 정현우였다. 최고 시속 152km를 던지는 좌완으로 제구와 변화구 구사, 경기 운영 능력까지 완성도가 높은 정현우도 1순위로 부족함이 전혀 없는 특급 유망주다.
비록 1순위 영광은 정현우에게 내줬지만 고점으로 따지면 정우주가 더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지금 당장은 변화구가 부족하고, 다듬어야 할 부분이 있지만 무한한 가능성을 지녔다. 2022년 전국 1차 지명 문동주, 2023년 전면 드래프트 전체 1순위 김서현이 160km 파이어볼러 듀오로 성장한 한화는 강속구 투수 육성에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정우주 육성도 기대된다.
이어 2라운드 전체 11순위로 지명한 세광고 좌완 투수 권민규는 계약금 1억 6000만원에 서명했다. 한화는 '우수한 구위와 제구를 가진 권민규가 단기간에 팀 마운드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기대했다. 3라운드 전체 21순위로 뽑은 경기상고 포수 한지윤은 1억1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한화는 '순발력과 부드러운 타격 밸런스를 갖춘 타자로 향후 우타 거포 자원으로 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밖에 덕수고 내야수 배승수(9000만원)를 비롯해, 상원고 투수 이동영(7000만원), 안산공고 투수 박상현(6000만원), 라온고 내야수 이지성(5000만원), 홍익대 투수 엄상현(얼리드래프트·4000만원), 인창고 투수 엄요셉(4000만원), 북일고 투수 최주원(3000만원), 동원과기대 외야수 이민재(3000만원)와도 계약을 마쳤다.
한화는 '이들 신인 선수들이 향후 한화 이글스를 대표할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신인 선수 11명은 2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SSG 랜더스와의 홈 경기에서 합동 시구, 클리닝 타임 단상 인사 등으로 팬들에게 첫인사를 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