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망이 잘 치더라".
KIA 타이거즈 주전 유격수 박찬호(29)의 생애 첫 골든글러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본인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해야 자격이 생긴다며 몸을 낮췄지만 커리어하이 기록을 세우면서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포스트시즌의 성적이라는 변수는 남있지만 유격수 가운데 가장 수상 확률이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박찬호는 26일 현재 132경기에 출전해 569타석 507타수 155안타 타율 3할6리, 5홈런, 60타점, 84득점, 20도루, OPS(장타율+출루율) 0.750을 기록중이다. 데뷔 이후 가장 많은 타석을 소화하며 도루를 제외한 모든 수치가 커리어 하이이다. 작년 풀타임 및 규정타석 첫 3할(.301)에 이어 2년 연속 3할 타율에 성공했다.
5홈런 2루타 24개도 역대로 가장 많다. 당연히 장타율 3할8푼7리도 역대 최고수치(.387)이다. 출루율도 3할6푼3리로 가장 높다. 물론 중심타자 등에 비해만 OPS는 낮지만 경쟁력은 충분했다. 득점권 타율이 3할5푼6리로 높다. 찬스에서 득점타로 60타점을 올렸다. 84득점도 자랑할만하다.
매년 끊임없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 25일 시구자로 챔피언스필드를 찾은 김기태 전 감독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신인시절부터 박찬호를 많이 아꼈다. 수비력과 주력을 평가하고 많은 기회를 주었다. 감독직에서 물러나는 당일에도 박찬호를 불러 "타율 관리는 100타석씩 끊어서 해야 슬럼프도 빨리 벗어나라 수 있다"며 팁을 주었다.
박찬호가 어엿한 주전으로 자리잡고 리그 간판 유격수로 발돋음하자 기분이 좋았던지 "찬호가 어릴때부터 경기에 대한 자신감이 잇었다. (타격에서) 조금 불안감이 있었는데 지금은 방망이도 잘 치더라. 성공했다. 앞으로 부상없이 오래할 수 있어야 한다"며 후한 평가와 덕담을 건넸다.
2020년 2할2푼3리 타율 꼴찌였던 박찬호의 성공은 그만큼 노력이 배여있는 결과이다. 이제 박찬호의 눈은 한국시리즈를 향해 있다. "매일 한국시리즈 타석에 들어서는 상상을 한다"며 셀레는 얼굴표정을 짓기도 했다.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그동안 3할 유격수와 수비왕(2023 LG 오지완과 공동수상)이라는 닉네임을 달았다. 이제는 '우승 유격수'이자 '골든글러브 유격수'라는 칭호도 붙을 태세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