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게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올 시즌 최고의 투구로 벤치의 신뢰를 한 몸에 받았다. 주인공은 프로야구 SSG 랜더스 투수 박종훈.
박종훈은 지난 2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올 시즌 9경기에 나서 1승 4패 평균자책점 7.71로 부진한 모습을 보인 박종훈은 4⅔이닝 2피안타(1피홈런) 3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잘 던졌다. 박종훈은 3-1로 앞선 5회 2사 2루서 노경은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선발 박종훈이 마운드 위에서 혼신의 투구를 펼치자 타자들도 힘을 냈다. 리그 최강 선발 가운데 한 명인 카일 하트를 상대로 오태곤(2회 3점)과 하재훈(6회 3점)이 홈런을 터뜨리며 화력 지원에 나섰다. SSG는 NC를 8-2로 제압하고 5강 진출 희망을 이어갔다.
26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이숭용 감독은 “한고비 잘 넘겼다. 어제 선발 박종훈이 너무 잘 던졌다. 한편으로는 너무 미안한 마음도 들지만 팀이 이기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했다. 웬만하면 선발 투수를 5회까지 끌고 가는 편인데 우리는 내일이 없기 때문에 노경은을 2,3회부터 준비시켰다”고 했다.
올 시즌 기대 이하의 모습으로 아쉬움을 남긴 박종훈의 깜짝 호투 비결은 무엇일까. 이숭용 감독은 “내가 봤을 때 자신감이 느껴졌고 절박함이 보였다. 경기 감각이 부족한 가운데 팀에 도움이 되는 퍼포먼스를 보여준다는 게 굉장히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했다.
또 “내년에는 다시 선발 경쟁을 시킬지 아니면 불펜으로 쓸지 박종훈에게 맞는 역할을 고민해 볼 것이다. 어제 보니까 견제 능력도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SSG가 가을행 막차를 타게 될 경우, 박종훈은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전망.
이숭용 감독은 “어제 같은 모습이라면 무조건 써야 한다. 자기 역할은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무한신뢰를 보냈다.
한편 외국인 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를 선발 투수로 내세운 SSG는 유격수 박성한-2루수 김성현-3루수 최정-지명타자 길레르모 에레디아-중견수 하재훈-우익수 한유섬-포수 이지영-좌익수 오태곤-1루수 고명준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