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서 멀티 홈런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끈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김영웅은 “야나기타 유키(소프트뱅크 호크스)처럼 타격할 때 타이밍을 길게 가져가고 싶어서 어제 자기 전에 홈런 동영상을 봤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7번 3루수로 나선 김영웅은 3-1로 앞선 4회 선두 타자로 나서 우중월 솔로 아치를 터뜨렸다. 시즌 27호째. 김영웅은 추가 득점이 필요한 가운데 승부를 결정짓는 한 방을 날렸다. 4-3으로 앞선 8회 1사 1루서 김동욱을 상대로 우월 2점 홈런을 때려냈다. 시즌 28호.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 포크볼을 힘껏 잡아당겨 오른쪽 외야 스탠드에 꽂았다. 비거리는 115m. 삼성은 김영웅의 멀티 홈런을 앞세워 키움을 6-3으로 제압했다.
박진만 감독은 경기 후 “선발 레예스가 좋은 피칭을 보여줬다. 타선에서는 김성윤과 김헌곤이 좋은 활약을 했고, 김영웅이 홈런 2방으로 최고의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정규 시즌 남은 한 경기도 승리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다”면서 “변함없이 선수단에 큰 힘을 주시는 팬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영웅에게 ‘데뷔 첫 30홈런 달성까지 2개 남았다’는 이야기를 건네자 “다음 경기에 너무 어퍼 스윙하면 안 되니까 욕심은 안 부리고 있다”고 평정심을 유지했다. 타이밍을 길게 잡는 걸 터득하려고 야나기타 유키의 홈런 동영상을 챙겨봤던 그는 “타이밍을 길게 잡고 싶었는데 시즌 중에 바꾸면 안 좋을 거 같아서 플레이오프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 타이밍 잡는 부분만 살짝 변화를 주려고 한다. 훈련할 때부터 길게 해서 쳤는데 확실히 공이 잘 보인다”고 했다.
김영웅은 이날 경기 전까지 최근 10경기 타율 1할2푼5리(32타수 4안타) 1홈런 4타점에 그쳤다. 성적 지표는 좋지 않지만 타격감은 나쁘지 않다는 게 김영웅의 설명. 그는 “수치상 성적은 좋지 않지만 잘 맞은 타구가 잡히는 경우가 꽤 있었다. 그래서 계속 성적을 보면 저만 위축될 수 있으니 잘 맞은 게 잡히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자 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게 마음 편하다”고 미소를 지었다.
삼성은 정규 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김영웅은 데뷔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어떻게 준비할까. “(류)지혁이 형이 후반기 시작할 때부터 ‘너랑 포스트시즌에 가서 야구하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신다. 그리고 (김)지찬이 형에게 가을 야구 분위기를 물어봤는데 ‘1차전 3회까지만 긴장되고 정규 시즌 만원 관중 경기와 비슷한 분위기’라고 했다”고 전했다.
25일 현재 타율 2할5푼2리(453타수 114안타) 28홈런 79타점 65득점 9도루 OPS .807로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펼친 김영웅은 만족보다 아쉬움이 더 컸다. 그는 “시즌 초반에는 생각했던 거보다 훨씬 잘했는데 갈수록 야구가 어렵다는 걸 많이 느꼈다. 삼진(155개)이 너무 많은 게 아쉽다. 그런 과정이 있어야 스스로 더 노력하고 발전할 수 있기에 좋은 시즌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홈런 타자에게 삼진은 숙명이다. 이에 김영웅은 “이왕이면 삼진을 최대한 적게 당하고 홈런을 많이 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목표는 오로지 한국시리즈 우승. 김영웅은 “정규 시즌 2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만 목표는 하나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꼭 하고 싶다”고 필승 의지를 불태웠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