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30)의 역사적인 50-50 시즌이지만 LA 다저스를 둘러싼 위기감은 점점 고조되고 있다. 월드시리즈 우승은 물론 정규시즌 우승도 장담 못할 처지에 놓였다.
다저스는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치러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경기를 2-4로 무기력하게 졌다. 1번 지명타자 오타니가 3타수 1안타 1볼넷으로 멀티 출루했지만 득점권에서 10타수 2안타, 잔루 7개를 남긴 타선의 결정력이 아쉬웠다.
9회말에는 끝내기 삼중살까지 당했다. 샌디에이고 마무리투수 로베르트 수아레즈 상대로 윌 스미스, 토미 에드먼, 키케 에르난데스가 3연속 안타를 치며 1점을 따라붙었다. 계속된 무사 1,2루 찬스에서 미겔 로하스의 3루 땅볼 타구가 5-4-3 삼중살로 이어지면서 경기가 끝났다. 다음 타자 오타니도 대기 타석에서 이 상황을 지켜만 봐야 했다.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1위 다저스는 이날 패배로 93승64패(승률 .592)가 되며 5연승을 내달린 2위 샌디에이고(91승66패 승률 .580)에 2경기 차이로 쫓기게 됐다. 올해 상대 전적에서 샌디에이고가 다저스에 8승3패로 우위를 확정한 상황이라 만약에 두 팀이 동률이 될 경우 우승은 샌디에이고의 차지가 된다.
두 팀의 실질적인 승차는 1경기. 다저스로선 26~27일 남은 샌디에이고전 중 최소 1경기는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샌디에이고는 후반기 41승17패로 7할대 승률(.707)을 질주하면서 다저스를 압박하고 있다.
지구 우승을 차지하더라도 다저스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역지 ‘LA타임스’는 ‘다저스는 우승을 원하지만 다저스 선수 중 6이닝을 던질 선수가 있을까?’라며 ‘다저스는 올해도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낙관적이지 않다’고 선발진을 불안 요소로 꼬집었다.
다저스는 에이스 타일러 글래스노우가 팔꿈치 건염으로 시즌 아웃됐고, 어깨 회전근개 부상으로 두 달 반을 재활한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지난 11일 복귀후 3경기에서 아직 5이닝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 팀 내 최다 11승을 거둔 개빈 스톤도 어깨 염증으로 시즌 아웃이 유력하고, 엄지발가락을 다친 클레이튼 커쇼도 정규시즌에는 돌아오지 못한다. 워커 뷸러도 기복이 심해 다저스가 믿고 맡길 수 있는 선발투수는 7월말 트레이드로 데려온 잭 플래허티뿐이다.
LA타임스는 ‘다저스는 포스트시즌 최근 15경기 연속 선발투수가 5이닝 이상 던지지 못했다. 포스트시즌 최근 6연패와 함께 3번의 시리즈를 패했다’며 ‘모든 선발투수가 6이닝을 소화할 필요는 없지만 2명 이상의 선발 없이 포스트시즌 시리즈에서 승리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매 경기 4~5회 불펜이 투입돼 12~18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아야 한다면 구원투수들은 지치기 쉽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저스는 NL 서부지구에서 우승하지 못할 수도 있다. 다저스 선발진은 9월 평균자책점 6.20으로 리그 최하위를 기록 중이다. 구원투수들은 9월에 95이닝을 던졌는데 내셔널리그 최다 기록으로 선발투수들보다 5이닝을 더 던진 것이다’고 불펜 의존도가 높은 점을 우려하며 ‘오프너 선발, 불펜 게임 등 다양한 조합이있지만 포스트시즌에서 선발이 6이닝을 소화하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다’고 짚었다.
반면 다저스를 턱밑 추격 중인 샌디에이고는 선발 야구가 되는 팀이다. LA타임스는 ‘샌디에이고는 딜런 시즈, 다르빗슈 유, 마이클 킹, 조 머스그로브, 마틴 페레즈 등 6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선발투수를 5명이나 보유하고 있다. 샌디에이고 선발진은 9월 평균자책점 1위(2.18)를 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다저스가 이대로 NL 승률 1위로 포스트시즌 1번 시드를 확보한다면 디비전시리즈에서 샌디에이고를 만날 수 있다. 2년 전에도 샌디에이고는 와일드카드를 거쳐 디비전시리즈에 올라와 다저스를 3승1패로 격침한 바 있다. 당시에도 샌디에이고가 2~4차전 선발 다르빗슈, 블레이크 스넬, 머스그로브의 호투로 선발 싸움에서 다저스를 압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