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준, 한소희의 '경성크리처' 시즌2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까?
25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 3층 그랜드 볼룸 한라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경성크리처' 시즌2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주연 배우 박서준, 한소희, 이무생, 배현성, 정동윤 감독 등이 참석했다.
'경성크리처' 시즌2는 2024년 서울, 태상과 모든 것이 닮은 호재와 경성의 봄을 살아낸 채옥이 만나 끝나지 않은 경성의 인연과 운명, 악연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1945년 경성을 배경으로 괴물 같은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낸 비극과 이에 맞서는 두 청춘의 애틋한 로맨스를 그려내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경성크리처'는 시즌1 이후 8개월 만에 돌아왔다.
이번 시즌2는 1945년 경성부터 2024년 서울까지 이어진 악연을 끝내기 위한 인물들의 사투를 담았다. 시즌1에서 경성 최고의 전당포인 금옥당의 대주 태상을 연기한 박서준은 시즌2에서 태상과 꼭 닮은 모습을 지닌 호재를 연기했다. 한소희는 과거 경성에서 나진을 삼킨 후 늙지도 죽지도 못한 채 현재의 서울을 살아가고 있는 채옥을 맡았다. 박서준과 한소희는 과거 경성에서 이어지지 못한 두 인물의 애틋한 서사와 감정을 깊이 있게 표현해내며 몰입도를 높일 전망이다.
여기에 비밀 정예 요원인 쿠로코들을 진두지휘하는 쿠로코 대장 역의 이무생, 촉수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특수한 능력으로 호재와 채옥을 쫓는 승조 역의 배현성이 합류해 더욱 풍부해진 앙상블을 선보인다. 시대를 뛰어넘어 더욱 확장된 스토리와 깊어진 인물들의 서사, 미스터리한 사건들의 연속으로 강력한 서스펜스를 예고하고 있다.
'경성크리처'는 1945년 경성에서 2024년 서울로 시대적 배경이 달라졌는데, 정동윤 감독은 "이야기를 처음 시작할 때 경성 한복판에 나타난 크리처가 중요했고, 서울까지 끌고와서 여전히 남아 있는 잔재들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어떨까? 그게 매력 포인트로 다가왔다. 그렇게 작가님과 이야기를 나눴다"며 "79년의 세월 동안 많은 게 좋아졌지만, 여전히 개인적 이익을 취하기 위해서 끔찍한 짓을 벌이는 사람들이 그 자리에 있다는 걸 얘기하고 싶었다. 우리가 쉽게 고개를 숙이거나 쉽게 타협하는 시대적 아이러니를 얘기하고 싶었다"며 작품의 메시지를 설명했다.
박서준은 "촬영이 끝난지 시간이 오래돼서 실감이 안난다. 고생했던 시간들을 공유할 수 있게 되어서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힘들지만 재밌게 보낸 시간이었다.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시즌1도 다시 한번 봐주시면 감사하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며 다시 돌아온 소감을 밝혔다.
한소희는 "촬영이 끝난 게 오래됐고, 이제 드디어 시즌2가 세상에 나오는구나 싶다. 시즌1은 서준 선배님과 둘이 했다면 이제는 다른 동료들과 함께 하니까 또 다른 작품을 선보인는 느낌"이라고 했다.
이무생은 "시즌2에 보탬이 되고자 투입됐다. 감독님도 너무 고생했다. 오늘 모두가 다 즐겁게 이 순간을 즐기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며 "시즌1의 웅장한 스케일, 탄탄한 스토리가 좋았다. 시즌2는 그걸 넘어서는 확장된 스토리, 거침없는 전개에 매료당했다. 대본을 보고 나도 모르게 빠져들었다. 비밀스러운 세계를 막으려는 자, 장악하려는 자의 긴장감이 잘 그려졌다. 나도 그런 세계에서 새로운 인물이 되어서 함께 하고 싶었다"며 공개를 앞둔 마음을 드러냈다.
시리즈의 차이점에 대해 박서준은 "시즌1은 시대적 배경 덕분에 세트장이나 지방에서 주로 촬영했는데, 시즌2는 현대가 배경이라서 같은 작품이지만 신선했다. 과거에 머물러 있다가 현대로 오니까 신선했다. 촬영하면서 다른 매력을 보여드리기 위해서 고민하는 지점도 재밌었다"며 시즌2와의 차이점을 밝혔다.
이어 "한소희가 연기한 채옥은 70년 넘게 존재했는데, 현대에 와서 얼굴이 더 하얗다. '안티에이징을 제대로 했구나' 느꼈다. '어떻게 더 하애졌지?' 싶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감독은 "속도감을 중요시하면 시즌1과 차이점을 보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동시에 하나의 공통된 이야기라서 시즌1에서 연결된 지점을 곳곳에 숨겨놨다. 그걸 찾는 재미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태상과 호재를 모두 연기한 박서준은 "비슷하지만 다른 인물을 어떻게 표현했을까를 보는 것도 재밌는 지점이 될 것 같다"며 "시즌2가 호재가 됐으면 좋겠다"며 재치 있는 멘트를 던졌다.
이어 "현대로 바뀌어서 외모적으로 스타일 차이를 두려고 했다. 그래야 차이점이 극명하게 드러날 것 같았다. 시대적 배경이 변함에 따라서 직업도 다르고, 직업에 따라서 표현하는 방식도 달랐다. 감정선을 어떻게 가져가느냐가 어렵고, 표현하는 배우로서는 재밌기도 했다. 잘 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시즌2의 액션이 훨씬 더 화려하고 볼거리가 많은 액션"이라고 설명해 기대감을 높였다.
한소희는 "과거와 현재 모두 이타적인 삶을 살아간다. 내 자신보단 남을 위해서 산다. 차이점이 있다면 과거에는 목표와 한소희는 "극 중 채옥은 과거와 현재 모두 이타적인 삶을 살아간다. 내 자신보단 남을 위해서 산다. 시즌1, 시즌2의 차이점이 있다면 과거에는 목표와 욕망이 있다면, 시간이 흐른 뒤에는 흐려진다. 살아가는 이유와 목적성이 사라져서 남을 위해서만 살아가는 인물이 된다"며 "나진 떄문에 늙지도 않고 더 하얘지고, 신분이 들키면 안 되고, 그림자처럼 살 수밖에 없는 인생이다. 옷 스타일도 전반적으로 어둡게 갔다"고 밝혔다.
액션신에 대해서는 "와이어를 처음 타 봤는데 고소공포증이 없어졌다. 확실히 뭔가 초인적인 힘을 얻는 액션을 하다보니까 좀 더 빠르고, 동작이 명확하고 정확해야 했다. 연습량도 많고, 사전에 호흡을 많이 맞췄다"며 노력한 점을 설명했다.
호재와 채옥의 로맨스는 시즌2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한소희와의 호흡을 묻자, 박서준은 "시즌2가 훨씬 더 좋았고, 인간적으로 더 가까워졌다. 배경이 현대여서 대사가 원래 쓰는 어투라 더 편하게 접근했다. 우리가 시즌1에서 처음 만났을 땐 투닥거리면서 만났다. 감독님이 시즌2도 그런 느낌을 연결하고 싶었다고 하셨다. 이들이 그렇게 만나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될 것 같다"고 했다.
한소희는 "채옥의 입장에선 재회의 의미로 받아들인다. 호재이지만 태상과 너무 닮았고, 그런 호재를 보면서 채옥이 느낄 수밖에 없는 감정이 있어서, 채옥의 관점을 따라가다 보면 마음 아픈 순간이 있다. 그런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면 채옥이 마음을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동윤 감독은 "시즌2를 하면서 두 사람의 진가가 드러난다고 느꼈다. 연기적으로, 또 작품에 임하는 프로의 태도 등 솔직한 말로 '이름값 한다'고 생각했다. 좋았다고 느꼈다. 나도 사실 많이 힘들었지만, 이 둘을 보고 갔다"며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또한 감독은 "작품에 녹아 있는 메시지가 '우리만 아픈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만 아픈 애틋한 사랑을 했던 게 아니다'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아프게 만들었던 사람들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된다고 느낀다. 그들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고 타협하지 않고 고개를 숙이지 않는 모습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 드라마를 하기 위해서 같이 출발했던 기획의도였다. '결국 용서와 망각은 다르다', 이 부분을 전 세계의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시즌1의 혹평 반응과 관련해 감독은 "연출자로서 봤었고, 사실 시즌1이 공개 됐을 때 시즌2 편집이 끝났을 때다. 공개되고 반응을 개인적으로 보면서 절치부심이라는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지만, 끝까지 책임을 다하려고 '다시 편집을 보겠다고' 요청드렸다"며 "조금 더 속도감 있게, 현재 있는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게 노력했다. 그래야 우리가 지금까지 했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으니까. 사실 반응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만드는 사람 입장에선 많은 의견을 반영하고, 그 느낌을 공유하려고 했다"며 시청자들의 반응을 기다렸다.
한편 '경성크리처' 시즌2는 오는 27일 넷플릭스를 통해 190여 개국에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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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지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