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 TV 오리지널 드라마 ‘유어 아너’는 막을 내렸지만 작품이 남긴 여운은 추석 연휴가 지나서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배우들이 펼친 연기가 너무나도 강렬했기 때문. 극의 중심이었던 손현주와 김명민은 물론 그 주변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들 모두 흠 잡을 데 없는 연기 차력쇼를 펼쳤다.
그 중심에 배우 백주희가 있다. 백주희는 부두파 여두목 조미연 역을 맡아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했다. 조미연은 우원시를 장악한 우원그룹 김강헌 회장(김명민 분)에 밀린 제2의 폭력 조직 보스다. 김강헌에 맞서 판사 송판호(손현주 분)를 돕다가 사건에 걷잡을 수 없이 휘말려버린 인물이다.
지난해 JTBC '닥터 차정숙'에서 차정숙(엄정화 분)의 절친 백미희 역으로 안방을 사로잡았던 백주희는 180도 다른 모습으로 자신의 이름 석 자를 대중에 각인시켰다. 다음은 백주희와 나눈 ‘유어아너’ 종영 일문일답이다.
-현장에서 호흡을 맞춘 손현주-김명민은 어떤 배우였나요.
말해 뭐합니까. 너무너무 훌륭한 분들이었죠. 김명민 배우는 평소에 너무 재밌고 유쾌하고 쿨해요. 그런데 연기가 들어갔다 하면 온몸으로 카리스마를 뿜어내더라고요. 그 앞에서 기죽을 수밖에 없지만 안 죽은 척했죠(웃음). 호흡도 다 받아주셨고요. 손현주 배우는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어요. 잘한다고, 좋다고. 그래서 더 힘이 났죠. 역시 대배우는 대배우구나,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까지도 큰 대자구나 싶었어요.
-‘유어아너’는 조단역 모두들 연기 차력쇼를 펼쳤어요.
다들 너무너무 잘하는 배우들이었어요. 저는 붙는 배우가 많지 않아 방송을 통해 다른 배우들 연기를 봤는데 너무너무 놀랐죠. 한 신만 나와도 저렇게 잘하는 분들이 있다니. 위기감도 느꼈고요. 이번 작품은 감독님이 캐스팅을 너무 잘한 것 같아요. 감동 받고 놀랐답니다. 어쩜 저렇게 잘하는 분을 캐스팅 했을까 시청자 입장으로서 너무 좋았어요.
-배우님이 꼽은 명장면, 명대사?
배우들마다 명장면이 하나씩 있을 만큼 매 순간이 명장면이었는데요. 명대사로는 김상혁(허남준 분)이 말한 ‘사람의 가치는 다르다’는 거요. 그 얘기에 충격 받았거든요. 우리의 가치와 너희 따위의 가치는 다르다는 말이라 충격 받았죠. 10화에 송호영(김도훈 분)이 같은 대사를 하잖아요, 사람에 가치가 어딨냐고. 김상혁과 송호영 입에서 다른 뉘앙스로 들었을 때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죠. 나는 어디쯤에 있는 사람인가. 백주희라는 사람이 가치 있었으면 좋겠더라고요.
-‘유어아너’가 플랫폼 핸디캡을 딛고 시청률과 화제성 쾌거를 이룬 비결이 뭘까요?
대본이 좋았은니까요. 김재환 작가님이 너무 잘 썼잖아요. 1화부터 4화까지 대본 받는 순간 그 자리에서 읽었거든요. 대본이 좋으면 가는 것 같아요. 그런데 배우까지 너무 좋으니까. 손현주, 김명민 두 분이 끌고 가는 힘이 너무 강렬했죠. 성공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연출도 자칫 지루할 수 있는데 옥죄는 연출을 하셨고요. 조단역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제 역할을 잘했고, 스태프들도 마지막 날까지 다들 지쳤는데 끝까지 해내려는 열정이 보였답니다.
-‘유어아너’는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까요?
너무너무 강렬했던 작품이에요. 감정적으로 굉장히 많이 긴장했고 눈치를 봤고요. 이제껏 한 작품 중에 누구의 눈치를 본 게 이번이 제일 많아요. 눈치 보고 간 보고, 상대 표정 관찰하고, 이렇게 저렇게 해 보고. 애썼던 감정들이 왔다갔다 변했다 너무 재밌었어요. 강렬한 역할을 만나기 쉽지 않으니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네요. 이런 장르의 드라마를 사람들이 좋아해 준다는 것도 좋았고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유어아너’ 시청자들에게 한마디
우선 조미연으로서는 억울합니다. 저, 차 훔치라고 안 시켰고요, 제 오른팔이 한 일을 김강헌한테 걔가 한 거라고 얘기할 순 없지 않나요. 가족을 지켜야죠. 정말 송판호가 청와대에 들어갈 줄 알았다고요. 서류까지 다 줬는데. 억울합니다. 저 나쁜 짓 많이 했지만 이 사건의 시작 만큼은 제 탓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리고 백주희로서는 죄를 졌으면 벌을 받는 게 마땅하죠. 조미연에 대해 호불호가 있을 수 있지만 사랑해 주시고 무섭게 봐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우리 죄 짓지 말고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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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준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