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 로키스의 간판 타자로 활약한 외야수 찰리 블랙몬(38)이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블랙몬은 24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은퇴를 알렸다. 블랙몬은 “어릴 때는 야구를 좋아해서 야구를 했다. 지금도 그렇게 경기를 하려고 하지만 더 이상 어릴 때 느낌은 들지 않았다”며 “덴버시와 콜로라도 로키스를 내 야구 인생의 고향이라고 부를 수 있게 된 건 큰 축복이었다. 이 구단과 팀 동료들, 그리고 무엇보다 로키스 팬들의 지지에 감사하다. 감사한 마음과 커리어의 추억을 간직한 채 새로운 길을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블랙몬은 “난 어떤 사람보다도 많은 축복을 받았다. 나의 열정을 지지해주고 항상 곁에 있어준 부모님과 누나 덕분에 이런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아내 애슐리도 내 꿈을 계속 지지해줬다”며 가족들에게 고마움을 전한 뒤 “울타리 너머로 무엇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한 가지 변하지 않는 게 있다. 이름과 얼굴은 바뀔지언정 게임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난 그 울타리를 넘어 도전을 받아들이고, 내 인생의 다음 단계를 받아들일 것이다”고 밝혔다.
딕 몬포트 콜로라도 구단주는 성명을 통해 “블랙몬이 은퇴 계획을 밝혔을 때 많은 팬들이 그랬던 것처럼 나도 약간 감정이 북받쳤다. 역대 최고의 로키스 선수 중 한 명이 더 이상 그라운드를 밟지 않는다는 소식에 많은 팬들이 그럴 거라 확신한다”고 은퇴를 아쉬워했다.
이어 몬포트 구단주는 “쿠어스필드에서 블랙몬의 커리어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볼 수 있어 정말 영광이었다. 야구와 이 조직, 그리고 우리의 훌륭한 팬들에 매일 열정과 헌신을 보여줬다. 14년 동안 모든 경기와 타석에서 마음을 쏟아부은 그에게 감사하다. 선수 생활은 끝났지만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팀의 일원으로 계속 함께할 것이다”고 밝혔다.
좌투좌타 외야수 블랙몬은 2008년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72순위로 콜로라도에 지명됐다. 2011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올해까지 14년을 콜로라도 한 팀에서만 뛰며 1618경기 타율 2할9푼2리(6146타수 1797안타) 226홈런 797타점 991득점 148도루 출루율 .352 장타율 .479 OPS .831을 기록했다.
통산 2루타 333개, 3루타 67개를 기록한 호타준족이었다. 콜로라도 구단 통산 최다 3루타 기록을 보유한 가운데 출장 경기수, 안타, 2루타, 루타수(2942)는 명예의 전당에 오른 토드 헬튼에 이어 구단 통산 2위다.
2017년 내셔널리그(NL) 최다 213안타를 치며 타율 1위(.331)에 등극했다. 당시 1번 타자로 역대 한 시즌 최다 101타점을 올리며 결정력을 보였다. 2016~2017년 2년 연속 NL 외야수 부문 실버슬러거를 받으며 전성기를 보낸 블랙몬은 올스타에도 4번 선정된 인기 스타였다. 정확한 타격과 덥수룩한 턱수염이 트레이드마크.
2023년을 끝으로 6년 1억800만 달러 연장 계약이 만료되면서 은퇴 고민을 했지만 1년 1300만 달러에 콜로라도와 재계약하며 현역을 연장했다. 올 시즌 118경기 타율 2할4푼9리(430타수 107안타) 11홈런 48타점 OPS .718로 크게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다. 지난 지난 21~22일 LA 다저스전에서 2경기 연속 홈런을 치기도 했지만 은퇴를 결정했다.
같은 NL 서부지구 다저스 소속으로 활약했던 한국인 투수 류현진(한화 이글스)과도 자주 맞붙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레전드 포수 버스터 포지(46타석) 다음으로 류현진이 가장 많이 만난 타자였다.
통산 42번의 투타 맞대결 결과 타율 3할2푼4리(37타수 12안타) 1홈런 4볼넷 1사구 6삼진 출루율 .405 장타율 .486 OPS .891로 블랙몬이 류현진에게 강한 면모를 보였다. 류현진이 20타석 이상 상대한 좌타자 중 가장 높은 피안타율로 고전했다. 특히 2017년 9월30일 쿠어스필드 경기에서 2회 투런 홈런을 허용하며 블랙몬의 1번 타자 역대 최다 101타점 기록의 희생양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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