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전설이 되어가고 있다. 홈런도 홈런인데, 이런 도루 능력을 과시한 호타준족의 선수가 있었을까.
오타니 쇼헤이(29)는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간)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역대 최초 한 경기 3홈런 2도루에 6타수 6안타 10타점을 폭발시켰다. 역대 최초 50홈런 50도루를 달성했다.
오타니는 멈추지 않았다. 21일 다저스타디움 홈으로 돌아와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서 5회 3번째 타석에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터뜨렸다. 그리고 7회 내야안타에 이어 2루 도루까지 성공시켰다. 52홈런-52도루.
오타니는 또 달렸다. 22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 볼넷 1개와 사구 1개를 기록하던 오타니는 9회 마지막 타석에서 좌중간 안타를 때려냈고 2루 도루를 곧바로 성공 시켰다. 53번째 도루를 성공시켰다.
이 도루로 오타니는 7월 23일 샌프란시스코전부터 30번의 도루를 실패 없이 연속으로 성공 시키고 있다. 현재 55번 이상 도루를 시도한 선수들 가운데 가장 높은 도루 성공률을 기록한 선수로로 역사에 한 획을 그을 가능성도 높아졌다.
55번 이상 도루를 시도한 선수들 가운데, 2013년 자코비 엘스버리가 56번 시도해서 52도루(56번 시도)로 92.85%의 도루 성공률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도루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오타니가 엘스버리의 기록을 뛰어넘을 기세다. 57번 시도해서 53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92.98%의 도루 성공률을 찍고 있다. 만약 이대로 도루 성공률이 이어진다면 오타니의 경이적인 도루 능력이 메이저리그 역사에 이름을 남길 수 있다.
또한 50도루 이상을 기록한 선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홈런을 친 선수 가장 많은 홈런을 친 선수이기도 하다. 2023년 40홈런-70도루를 기록한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 주니어)의 41홈런 73도루를 뛰어넘었다.
이제 7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오타니는 현실적으로 55홈런 55도루 정도는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쉽지 않지만, 오타니라서 가능한 전망이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지난 21일 경기가 끝나고 “내가 오타니를 잘 안다. 60-60을 바라보는 것 같다. 당신들은 오타니를 결코 알지 못할 것”이라면서 만족을 모르는 오타니의 포부를 대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런데 오타니이기에 현실적인 어려움에도 60-60을 달성할 수도 있을 것 같은 예감도 든다. 살아있는 레전드로 불려도 손색이 없는 오타니인데, 원조 레전드들의 기록과 함께하고 있다.
52홈런으로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의 54홈런에 이은 메이저리그 홈런 전체 2위, 그리고 53도루로 엘리 데 라 크루즈(신시내티 레즈)의 65도루에 이은 메이저리그 전체 2위다.
‘MLB.com’의 통계전문가인 사라 랭스는 자신의 SNS를 통해 ‘메이저리그에서 한 시즌 홈런과 도루 부문에서 2위에 든 선수는 1908년 호너스 와그너(10홈런 53도루), 1909년 타이 콥(9홈런 76도루) 뿐’이라고 언급했다. 와그너와 콥 모두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설립 당시 최초에 입성한 5명에 포함된 원조 레전드 들이었다.
오타니의 레전드급 행보, 시즌의 끝에는 과연 어떤 기록이 쓰여져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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