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의 4연승을 질주하며 5강 진입을 넘어 3위를 바라볼 수 있게 된 두산 베어스. 그러나 이승엽 감독은 평소보다 더 의연한 태도를 보이며 다소 들뜰 수 있는 선수단을 가라앉혔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은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잠실 라이벌’ LG 트윈스와의 3위 쟁탈전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20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잠실구장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두산과 LG의 시즌 14번째 맞대결은 가을비에 취소됐다. 잠실구장이 위치한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오는 21일 오전까지 비 예보가 내려지면서 박종훈 경기감독관이 오후 4시 30분부로 일찌감치 경기 취소를 결정했다.
이 경기는 예비일이 없다. KBO는 당초 오는 24일 예비일을 편성해놨지만, 13일 잠시 두산-NC전이 우천 취소되면서 24일 편성됐다. LG 또한 13일 취소된 인천 SSG 랜더스전을 24일 치러야 한다. 따라서 오는 21일 더블헤더가 성사됐다.
이 감독은 더블헤더 편성에 “양 팀 다 똑같은 조건이 아닌가”라며 “다만 걱정되는 건 내일(21일) 1차전 곽빈이 던지고 나흘 휴식 후 다음 경기에 던져야 한다. 그러나 정규시즌 때도 화요일-일요일 등판 경험이 있으니 잘 던질 것으로 본다. 일단 그 전에 내일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두 팀이 나란히 137경기를 소화한 가운데 두산은 시즌 69승 2무 66패 4위, LG는 71승 2무 64패 3위에 올라 있다. 승차는 불과 2경기이며, 시즌 상대 전적은 LG의 7승 6패 근소한 우위다.
양 팀의 최근 기세 또한 백중세다. 두산은 전날 잠실 KIA 타이거즈전 승리로 6월 7일 잠실 KIA전 이후 104일 만에 4연승에 성공했고, LG는 사직 롯데 자이언츠 3연전을 2승 1패 위닝시리즈로 장식했다. 두산, LG 모두 상승세 속에서 이른바 ‘운명의 3위 쟁탈전’을 치르게 됐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고 사령탑은 일단 더블헤더 1차전에 총력전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1차전 곽빈, 2차전 김민규를 선발 예고한 이 감독은 “더블헤더는 1차전을 승리해야 2차전에 부담감을 덜어낼 수 있다. 어떻게든 1차전을 이길 수 있도록 경기를 운영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두산은 이번 시리즈에서 3승을 거두면 3위에 오르고, 2승 1패만 거둬도 LG를 1경기 차이로 압박할 수 있다. 물론 1승 2패, 3패를 당해 3위가 멀어지는 경우의 수도 있지만, 어쨌든 최근 4연승을 통해 주말 시리즈를 빅매치로 만든 건 분명하다.
사령탑은 오히려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이 감독은 “최근 연승으로 LG전 동기부여가 되겠지만, 선수들이 크게 신경쓰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며 “괜히 욕심을 내다가 그르치는 경우가 있다. 지금까지 그랬듯 매 경기, 매 이닝 아웃카운트 3개를 잡는다는 생각으로 LG전에 임하길 바란다. 이제 7경기가 남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내일 더블헤더 1차전이다”라고 강조했다.
두 팀의 더블헤더 1차전은 20일 오후 2시에 열린다. 곽빈(두산)과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LG)의 선발 맞대결이 예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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