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끝나는 것일까?
KIA 타이거즈 외국인투수 에릭 스타우트(31)가 투구 도중 부상을 입어 잔여경기 등판이 불투명해졌다. 지난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팀간 최종전에 선발 등판해 2회 허벅지 통증으로 조기강판했다. 성적은 1⅔이닝 4피안타 1볼넷 3실점이었다.
1회는 쾌조의 출발이었다. 12구로 삼자범퇴로 막았다. 그러나 2-0으로 앞선 2회말 선두타자 김재환에게 2루타를 맞으며 위기에 몰렸다. 1사 2루 위기서 제러드 영에게 1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이어진 2사 3루에서 김재호 적시타, 이유찬 2루타를 내주고 2-3 역전을 허용했다.
그런데 2사 2루에서 정수빈과 풀카운트 접전끝에 7구째 볼넷을 내주었다. 투구 직구 그대로 마운드에서 넘어졌다. 왼쪽 허벅지를 부여잡고 강한 통증을 호소했다. 트레이너가 달려가 점검했고 통증이 가셨는지 스스로 몸을 일으켰다. 몇차례 투구동작을 취하는 등 투구의지를 드러냈으나 이범호 감독은 선수보호를 위해 교체했다.
예상치 못한 조기 강판에 더그아웃에서 들고 있던 공을 세차게 던지며 아쉬움을 보였다. KIA 관계자는 “스타우트는 왼쪽 허벅지에 불편함을 호소해 선수 보호 차원에서 교체했다. 병원 검진 여부는 20일 몸 상태 체크 후 결정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스타우트는 12승 에이스 제임스 네일의 부상 대체 선수로 긴급 영입한 외인투수이다. 네일은 8월25일 창원경기에서 타구에 맞아 턱골절상으로 시즌을 조기에 접었다. 구단이 발빠르게 움직여 단 4일만에 대만리그에서 뛰던 스타우트와 계약했다. 정규시즌이 끝날때가지 임시직이었다. 임무는 정규리그 우승이었다. 영입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1일 삼성과의 대구 데뷔전에서 4이닝 4피안타 6탈삼진 5실점했다. 박병호에게 2개의 홈런을 맞은 것이 실점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구위와 제구는 괜찮다는 평가를 받았다. KIA가 역전승을 거두었다. 이어 7일 키움과의 광주경기에서는 5이닝 8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치쳐 첫 승을 따냈고, 14일 키움전(광주)도 5.1이닝 1실점 비자책 호투로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등판한 3경기 모두 팀이 승리했다.
3경기 모두 2위 삼성이 패하는 바람에 매직넘버 6개를 줄이는데 효과를 냈다. 정규리그 우승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이범호 감독은 "KBO리그에서 성공한 외인투수들의 모습을 갖고 있다. 제구, 스피드, 변화구 모두 기대 이상이다. 특히 횡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과 슬라이더(스위퍼)를 잘 던진다"며 극찬을 했다. 팀과 동료들을 생각하는 따뜻한 품성과 워크에식으로 박수를 받았다.
3경기를 던지고 동료들과 함께 정규리그 우승을 만끽했다. 한국시리즈 직행의 임무를 완수했지만 이날 등판은 일종의 쇼케이스였다. 정규시즌을 마치면 알바 계약은 끝난다. 규정상 포스트시즌을 던질 수 없다. 대신 내년 시즌 KIA는 물론 다른 구단까지 재취업 가능성이 열려있다. KBO리그에서 계속 뛰고 싶은 의지를 보였다. 또 한 번의 호투를 펼친다면 완전히 인정을 받을 수 있었다. 팬들은 큰 부상이 아니기를 기원하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