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캡틴’ 양석환이 각본 없는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양석환은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 5번 1루수로 선발 출장, 3-4로 뒤진 연장 10회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한 방을 날리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9월 타율 24타수 2안타 타율 8푼3리 1타점 1타점으로 극심한 부진에 빠진 양석환. 1회 2사 1,3루 찬스에서 포수 스트라이크 낫 아웃으로 물러난 데 이어 4회 우익수 플라이, 6회 좌익수 뜬공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양석환은 8회 볼넷을 골라 처음으로 1루를 밟았다.
한 방이 절실한 상황에서 해결사 본능을 뽐냈다. 3-4로 뒤진 두산의 10회말 공격. 양석환이 맨 먼저 타석에 들어섰다. 김선기 대신 마운드에 오른 김연주와 볼카운트 2B-2S에서 6구째 커브를 힘껏 받아쳐 좌측 담장 밖으로 날려 버렸다. 비거리는 120m. 이로써 양석환은 2014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30홈런 고지를 밟았다.
기세 오른 두산은 강승호의 볼넷, 전민재의 몸에 맞는 공, 조수행의 볼넷으로 1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정수빈이 좌익수 희생 플라이로 5-4 혈투의 마침표를 찍었다. 두산은 키움을 5-4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KT 위즈가 선두 KIA 타이거즈에 5-11로 패하는 바람에 두산이 4위로 올라섰다. 10회 마운드에 오른 최종인은 1이닝 무실점으로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그동안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리며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양석환은 모처럼 활짝 웃을 수 있었다. 데뷔 첫 30홈런의 의미는 남다를 듯. 30홈런 달성에 이어 95타점으로 데뷔 첫 100타점도 가시권에 두게 됐다.
한편 이승엽 감독은 경기 후 “선발 투수가 5회를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불펜진이 5⅓이닝을 최소 실점으로 막아내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 중에서도 8회 상대 중심 타선을 탈삼진 3개로 막아낸 이병헌, 또 데뷔 첫 승을 거둔 최종인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승엽 감독은 또 “타선에서는 정수빈이 해결사였다.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결국 희생플라이를 만들어냈다. 이에 앞서 동점 솔로홈런을 때려낸 캡틴 양석환과 뒤이어 끝내기 상황을 만든 하위 타선의 집중력도 칭찬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승엽 감독은 “추석 연휴임에도 1루 관중석을 가득 채워주신 팬들이 뜨거운 함성을 보내주셨다. 그 함성이 오늘 극적인 역전승으로 이어졌다. 늘 감사드리며 남은 아홉 경기에서도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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