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최장 16경기 연속 무홈런을 만루포로 깼다. 뉴욕 양키스의 ‘캡틴’ 애런 저지(32)가 짜릿한 역전 결승 만루 홈런으로 긴 침묵을 벗어나며 60홈런을 향해 다시 시동을 걸었다.
저지는 1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브롱스 양키스타디움에서 치러진 2024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경기에 3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 7회말 역전 결승 만루포 포함 3타수 2안타 4타점 1볼넷으로 양키스의 5-4 역전승을 견인했다.
최근 3연승을 거둔 양키스는 86승62패(승률 .581)로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 1위를 질주했다. 2연패에 빠진 2위 볼티모어 오리올스(83승56패 승률 .561)와 격차를 3경기로 벌렸다.
저지는 지난달 26일 콜로라도 로키스전 7회초 솔로포로 시즌 51호 홈런을 기록한 뒤 16경기에서 홈런을 추가하지 못했다. 다른 선수라면 몰라도 저지라서 너무 길게 느껴졌다. 2017년 15경기를 넘어 개인 최장 경기 무홈런이었다. 이 기간 타율 2할7리(58타수 12안타) OPS .611로 타격 부진이 꽤 오래 갔다.
이날 보스턴전도 1회말 볼넷, 6회말 중전 안타에도 불구하고 75타석 연속 무홈런이 이어졌다. 그런 상황에서 나온 만루포라 더욱 짜릿했다. 양키스가 1-4로 뒤진 7회말 1사 만루에서 보스턴 좌오나 캠 부저의 3구째 가운데 몰린 시속 95.5마일(153.7km)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좌월 홈런으로 장식했다.
타구 속도 시속 101.9마일(164.0km), 비거리 369피트(112.5m), 발사각 29도로 측정된 시즌 52호 홈런. 이 부문 아메리칸리그(AL) 2위 앤서니 산탄데르(볼티모어 오리올스·41개)와 격차가 11개나 된다. 리그가 달라 큰 의미가 없긴 하지만 내셔널리그(NL) 홈런 1위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47개)와 격차도 5개로 벌리며 양대리그 통틀어 최다 홈런을 굳건히 했다.
‘MLB.com’을 비롯해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경기 후 저지는 16경기 연속 무홈런에 대해 “몰랐다. 난 홈런을 치는 데 집중하지 않는다. 16경기가 많은 건지 아닌지도 모르겠다. 난 그런 것에 집중하지 않는다. 커리어 어느 시점에는 이보다 더 긴 기간도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저지는 팀 생각밖에 없다. 하루빨리 지구 우승을 확정짓고 싶다. 그는 “홈런보다는 내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한다. 우리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하면 우리가 원하는 곳에 도달할 수 있을 거라고 선수들과 이야기를 한다. 아무도 순위표를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기록이나 순위에 신경쓰지 말고 매 순간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키스의 잔여 시즌이 14경기 남은 가운데 저지는 산술적으로 57홈런까지 기대할 수 있는 페이스. 한창 좋을 때보다 홈런 페이스가 꺾였고, 2022년 자신이 세운 AL 역대 한 시즌 최다 62홈런 도전은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 하지만 특유의 몰아치기라면 2년 만의 60홈런은 또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