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영상 2회에 빛나는 우완 투수 제이콥 디그롬(36·텍사스 레인저스)이 토미 존 수술 이후 메이저리그 복귀전에서 최고 시속 159km 강속구로 건재를 알렸다.
디그롬은 1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T-모바일파크에서 치러진 2024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3⅔이닝 4피안타 1사구 4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경기는 텍사스가 시애틀에 4-5로 역전패했다.
디그롬에겐 지난해 4월29일 뉴욕 양키스전 이후 504일 만의 메이저리그 등판이었다. 팔꿈치 염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뒤 복귀를 시도했지만 통증이 재발하면서 지난해 6월7일 토미 존 수술을 하기로 결정했다. 대형 FA 계약 첫 해부터 6경기 만에 허무하게 시즌이 끝났다.
디그롬을 5년 총액 1억8500만 달러에 FA 영입한 텍사스로선 허무한 일이었다. 지난해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오랜 한을 푼 텍사스는 그러나 올해 투수진 붕괴 속에 아메리칸리그(AL) 서부지구 3위(71승76패 승률 .483)로 가을야구가 멀어졌다.
올 시즌이 아쉽게 끝나가고 있지만 디그롬이 내년 텍사스에 대한 희망을 밝혔다. 마이너리그에서 4차례 재활 등판을 거친 디그롬은 수술 이후 1년3개월 만의 메이저리그 등판에서 여전히 우리가 알던 그 투수로 돌아왔다.
1회말 시애틀 1번 빅터 로블레스에게 유격수 내야 안타를 맞고 시작했지만 훌리오 로드리게스를 시속 98.7마일(158.8km) 포심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을 잡은 디그롬은 칼 랄리를 우익수 뜬공, 랜디 아로자레나를 파울팁 삼진 처리하며 첫 이닝을 마쳤다. 아로자레나는 한가운데 공이었지만 시속 98.7마일(158.8km) 포심 패스트볼 구위에 배트가 밀렸다.
2회말 선두 루크 레일리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낸 디그롬은 강력한 구위를 앞세워 저스틴 터너를 2루 뜬공, 호르헤 폴랑코를 유격수 뜬공. J.P. 크로포드를 유격수 직선타로 처리했다. 3회말에는 조쉬 로하스를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로블레스를 투수 땅볼 처리한 뒤 로드리게스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랄리를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잡고 이닝을 끝냈다.
복귀전이라 투구수 제한이 있었고, 4회말이 마지막 이닝이었다. 아로자레나를 3루 뜬공 처리한 디그롬은 레일리에게 좌측 2루타, 터너에게 중전 안타를 맞아 1사 2,3루 위기가 있었지만 홀랑코를 중견수 뜬공 처리한 뒤 월터 페닝턴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페닝턴이 크로포드를 2루 땅볼 처리하면서 디그롬은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총 투구수 61개로 스트라이크 41개, 볼 20개. 최고 시속 98.7마일(158.8km), 평균 97.2마일(156.4km) 포심 패스트볼(26개)을 비롯해 슬라이더(31개), 체인지업(3개), 커브(1개)를 구사했다.
30대 중반 나이에 토미 존이라는 큰 수술을 받고 1년 4개월 공백이 있었지만 디그롬의 강속구는 여전히 살아있었다. 2018~2019년 뉴욕 메츠 시절 2년 연속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을 받던 그 모습을 보여줬다. 남은 시즌 잘 마무리하면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질 듯하다. /waw@osen.co.kr